일반 음식물쓰레기 아냐… 올바른 분리배출법과 처리 요령 정리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간장게장’.
짭조름한 간장 향과 게살의 고소함 덕분에 집에서도 즐겨 먹는 대표적인 밥도둑이다.
하지만 먹고 나면 남는 게껍질이 문제다.
단단하고 날카로운 껍질 때문에 음식물쓰레기로 버리기도 애매하고, 일반쓰레기로 버리자니 환경오염이 걱정된다.
그렇다면 간장게장을 먹은 뒤 게껍질은 어디에, 어떻게 버리는 것이 맞을까?
■ 게껍질은 ‘음식물쓰레기’가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게껍질은 음식물쓰레기가 아니다.
음식물쓰레기는 쉽게 부패하고 동물의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할 수 있는 유기성 폐기물을 의미한다.
그러나 게껍질에는 단백질과 키틴(Chitin), 탄산칼슘 등 단단한 무기질 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일반적인 분해나 사료화 과정에서 처리되지 않는다.
서울시와 환경부가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게껍질을 비롯한 조개껍질·생선뼈·소뼈·돼지뼈·옥수수대 등은 **‘음식물쓰레기 제외 대상’**에 해당한다.
즉, 게껍질을 음식물쓰레기통에 버리면 처리 과정에서 걸러지거나 폐기물 재활용에 오히려 지장을 준다.
■ 정답은 ‘일반쓰레기’
게껍질은 일반 종량제 봉투(생활폐기물) 로 버리는 것이 정확한 방법이다.
단,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치는 것이 좋다.
① 잔여 간장·양념 제거
게장을 다 먹은 뒤 껍질에 남은 간장이나 양념을 깨끗이 헹궈야 한다.
양념이 묻은 채로 버리면 악취가 나고, 여름철엔 벌레가 생길 수 있다.
물에 가볍게 헹군 뒤 물기를 빼는 것이 중요하다.
② 물기 제거 후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싸기
게껍질은 단단하고 날카로워 종량제 봉투를 쉽게 찢을 수 있다.
신문지나 키친타월에 한 번 감싼 뒤 버리면 냄새도 줄고, 봉투 손상도 막을 수 있다.
③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배출
깨끗이 감싼 게껍질은 일반쓰레기 봉투에 넣어 배출하면 된다.
냉동실에 잠시 넣어 두었다가 수거일에 맞춰 버리는 것도 악취를 줄이는 방법이다.
④ 대량 발생 시 분리배출 가능 여부 확인
음식점을 운영하거나 대량의 게껍질이 발생하는 경우, 지자체마다 수산물 부산물 처리 업체나 지정 위탁 수거 서비스를 통해 별도로 배출해야 한다.
일반 가정보다 양이 많은 업소는 생활폐기물이 아닌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된다.
■ 음식물쓰레기통에 버리면 안 되는 이유
게껍질을 음식물쓰레기로 버리면 여러 문제가 생긴다.
음식물 자원화 시설에서 게껍질은 잘 분쇄되지 않아 기계가 고장 나거나 퇴비화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껍질에 남은 간장과 염분은 퇴비의 염도 농도를 높여 재활용 품질을 떨어뜨린다.
실제로 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 수거 차량 내에 조개껍질·게껍질 등이 다량 섞일 경우 전체 폐기물의 20%가량이 재활용 불가로 분류된다.
■ 깨끗이 버리면 냄새·벌레 걱정도 줄어든다
간장게장은 짠 간장 양념이 스며들어 있어 여름철에 쉽게 부패하지는 않지만, 껍질 속에 남은 게살은 냄새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게껍질을 헹군 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 냉동 보관 후 버리는 방법이 가장 위생적이다.
특히 아파트 단지나 공동주택에서는 악취 민원이 잦으므로, 수거일 하루 전날 배출하는 것이 좋다.
■ 재활용은 어렵지만, 일부 연구는 진행 중
일반 가정에서는 재활용이 어렵지만, 산업적으로는 게껍질을 이용한 연구가 활발하다.
게껍질의 주요 성분인 키틴·키토산은 생분해성 플라스틱, 수처리 흡착제, 식품 첨가제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산물 가공업체와 협력해 껍질을 수거·건조 후 산업용 원료로 재활용하는 시범사업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분리 수거 체계가 없어, 아직까지는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최선이다.
■ 게껍질 버릴 때 주의할 점 정리
- 음식물쓰레기 아님 → 일반쓰레기로 분류
- 남은 간장과 살점은 깨끗이 세척
- 신문지·키친타월로 감싸서 버리기
- 여름철에는 냉동 보관 후 수거일에 배출
- 다량 발생 시 지자체에 수산물 폐기물 처리 문의
■ 지속가능한 식생활로 가는 첫걸음
간장게장은 단순히 밥도둑으로 끝나지 않는다.
먹고 난 껍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환경 발자국이 달라진다.
올바른 분리배출 습관은 개인의 위생과 공동주거 환경을 지키는 일이며, 동시에 해양자원 순환에도 기여하는 작은 실천이다.
맛있게 먹은 한 끼, 게껍질을 제대로 버리는 것부터가 진짜 ‘식문화의 품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