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레인지를 매일 사용하는 시대다. 그런데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그릇을 사용해 전자레인지 수명을 줄이거나 심지어 화재 위험까지 초래한다. ‘레인지 모드’에선 특히 더 주의해야 할 재질이 있다.
가장 먼저 금속류다.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뚝배기 속 금속 테두리, 쿠킹호일 모두 금속 재질로, 전자파를 반사하면서 음식이 제대로 가열되지 않는다. 동시에 내부에서 불꽃이 튀는 현상이 발생해 고장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당장은 스파크 한두 번으로 끝나 보일 수 있지만, 전자레인지 내부 회로는 이미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
도자기라고 무조건 안전한 것도 아니다. 금박이나 은박 무늬가 있는 도자기는 전자레인지 사용 시 변색되거나 마찬가지로 스파크를 일으킨다. 표면에 얇게 도포된 금속 성분이 전자파에 반응하면서 위험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 도자기나 오래된 그릇일수록 이런 장식이 많아 각별한 확인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안전한 그릇은 무엇일까. 가장 보편적으로 권장되는 것은 일반 도자기 그릇이다. 여기에 유리그릇을 사용하고 싶다면 반드시 ‘내열 유리’여야 한다. 가스레인지에 직접 올릴 수 있는 유리처럼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단, 내열 유리라도 지나치게 오랜 시간 작동시키면 변형이나 파손이 발생할 수 있다. 긴 조리 시간에는 중간 중간 확인이 필요하다.
플라스틱 그릇은 대부분 금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일부는 예외다.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문구가 붙은 내열 플라스틱이라면 사용이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폴리프로필렌(PP)이나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재질은 120℃ 이상까지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문제는 표기가 없는 일반 플라스틱이다. 열에 약해 쉽게 변형될 뿐 아니라, 환경호르몬이나 유해 물질이 녹아 음식에 스며들 수 있다. 특히 일회용 포장 용기는 절대 전자레인지에 넣어선 안 된다.
스티로폼 역시 마찬가지다. 주로 배달 음식 포장에 쓰이지만 전자레인지 안에서는 녹아내릴 위험이 크다. 뜨거운 국물이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 담긴 상태에서 가열하면 유해물질이 바로 발생한다. 음식과 직접 닿는 구조이기 때문에 섭취 시 인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온도 차다. 냉장고에 보관했던 차가운 그릇을 꺼내자마자 전자레인지에 넣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피해야 할 습관이다. 유리나 도자기처럼 온도 변화에 민감한 재질은 급격한 열로 인해 깨질 수 있다. ‘열충격’이라고 불리는 현상인데, 전자레인지 안에서 갑자기 파열되면서 음식이 엉망이 되거나 화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전자레인지는 편리하지만, 사용하는 식기에 따라 얼마든지 위험해질 수 있다. 제품 설명서에 적힌 안내 문구는 물론, 식기 바닥에 표기된 마크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전자레인지용’, ‘내열’이라는 단어가 없다면, 사용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다.
추가로, 이 내용은 공용 콘텐츠로 제작돼 실제 구입한 제품과 일부 이미지나 설명이 다를 수 있다. 때문에 가정 내 보유한 그릇이 안전한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설마 하고 무심코 쓴 그릇 하나가 전자레인지 수명을 끝낼 수 있다. 확인은 잠깐, 피해는 오래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