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닌텐도 스위치2가 정식 출시된 이후, 전 세계 게임 시장이 눈에 띄게 술렁이고 있다. 2017년 첫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1의 성공을 뛰어넘겠다는 닌텐도의 의지가 제품 곳곳에서 드러난다. 한마디로 말해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내부는 완전히 다른 기기다. 가격은 올라갔지만, 그만큼 확실하게 바뀐 부분이 많다. 닌텐도 스위치1과 스위치2, 두 기기를 핵심 기준으로 비교했다.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서 어떤 점들이 본질적으로 달라졌는지 지금부터 확인해본다.
디스플레이부터 달라졌다 — 크기, 해상도, 주사율 모두 개선
스위치1은 6.2인치 LCD 화면을 탑재했으며 해상도는 720p에 그쳤다. OLED 모델이 후속으로 나왔지만 주사율은 60Hz가 고정이었다. 반면 스위치2는 7.9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로 변경됐고, 해상도는 1080p로 높아졌으며 HDR10과 VRR(가변 주사율), 120Hz까지 지원한다. 디스플레이만 보면 더 이상 휴대용 게임기가 아닌 고급형 미니 콘솔 수준이다. 밝기와 응답 속도도 이전 모델에 비해 훨씬 쾌적하다. 스위치1의 한계였던 야외 시인성과 해상도 문제가 확실하게 개선됐다.
압도적인 내부 성능 — CPU, GPU, 메모리 전면 교체
스위치2는 칩셋부터 완전히 새로 설계됐다. 기존 스위치1이 탑재했던 Cortex-A57 기반의 구형 프로세서 대신, 스위치2는 Cortex-A78C 기반 CPU를 사용하고 있다. GPU는 NVIDIA의 Ampere 아키텍처를 채택했고, CUDA 코어 수만 해도 1536개에 달한다. 단순히 숫자로만 비교해도 전 세대 대비 7~10배 수준의 성능 향상이다. CPU는 싱글코어 기준 약 3배, 멀티코어 기준 6배 이상 빨라졌다.
메모리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스위치1은 4GB RAM을 탑재한 반면, 스위치2는 12GB LPDDR5X 메모리로 대폭 증가했다. 저장 용량 역시 32~64GB였던 전작과 달리 기본 256GB를 제공하며, microSD 확장도 지원한다. 덕분에 대용량 게임 설치와 구동이 훨씬 빨라졌고, 로딩 속도도 눈에 띄게 줄었다.
4K 시대 연 닌텐도 — 도크 출력은 이제 60프레임까지
전작 스위치1은 도크 모드에서 1080p 출력이 최대였으며, 프레임도 30~60fps를 오갔다. 스위치2는 이보다 확실히 앞선다. 도크 연결 시 최대 4K 해상도에 60fps 고정 출력이 가능하며, 일부 게임은 120fps까지도 지원한다. HDMI 2.1 포트를 기본 장착해 최신 TV와의 연결도 훨씬 자연스럽다. 단순한 ‘게임기’가 아닌, 제대로 된 멀티미디어 콘솔에 가까운 변화다.
조이콘도 진화했다 — 더 단단하게, 더 똑똑하게
많은 사용자들이 스위치1의 조이콘에 대해 느꼈던 불만 중 하나는 결합 불량과 드리프트 현상이었다. 스위치2는 조이콘의 연결 방식을 레일 방식에서 자석 방식으로 바꾸면서 결합이 훨씬 안정적이고 탄탄해졌다. 새로운 ‘C버튼’도 추가됐다. 이 버튼은 게임 내 음성 채팅, 화면 녹화, 메뉴 호출 등 다양한 단축 기능을 수행한다. 조이콘 하나만으로 마우스 모드까지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도 크게 넓어졌다.
역호환까지 잡았다 — 스위치1 게임 그대로 실행 가능
닌텐도는 기존 유저들의 투자도 놓치지 않았다. 스위치2는 스위치1의 카트리지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디지털로 구매한 게임도 동일 계정을 통해 거의 대부분 실행 가능하다. 여기에 추가로 닌텐도 게임큐브 타이틀까지 일부 이식되어 플레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과거 명작들을 새로운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닌텐도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배터리는 아쉬움 남겨 — 고성능의 대가
스위치2는 확실히 더 강력해졌지만, 그만큼 소비 전력도 커졌다. 전작 스위치1은 최대 9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었던 반면, 스위치2는 게임 종류에 따라 2시간 후반~6시간 초반대 사용이 일반적이다. 휴대용으로만 사용한다면 이 점은 단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이 도크를 함께 사용하는 구조인 만큼, 타협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이 많다.
닌텐도 스위치2는 2025년 6월 5일 정식 출시됐으며, 출시 4일 만에 전 세계 350만 대 이상 판매됐다. 미국에서는 6월 한 달간 160만 대가 판매됐고, 일본에서도 최단기간 100만 대 돌파 기록을 새로 썼다. 이는 닌텐도 역사상 가장 빠른 콘솔 판매 속도다. 실제로 주요 국가에서는 품절 대란이 벌어졌고, 물량 확보에 실패한 구매자들이 중고 사이트로 몰리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출고가는 449.99달러. 전작에 비해 약 100달러 비싸졌고, 일부 주요 타이틀은 80달러까지 인상됐다. 가격만 보면 부담스럽지만, 전체적인 사양과 성능을 감안하면 ‘값어치’는 충분하다는 반응이 많다. 닌텐도의 독보적인 IP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퍼스트파티 게임 타이틀의 품질도 여전히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스위치2는 단순한 후속작이 아니다. 닌텐도가 추구하던 이상형에 가까운, 완성형 하이브리드 콘솔이다. 화면, 성능, 조작, 호환성, 출력 방식 등 거의 모든 요소가 완전히 진화했다. 가격과 배터리에서 아쉬움이 일부 남지만, 닌텐도라는 브랜드와 IP, 그리고 사용자의 경험을 고려하면 이만한 게임기도 없다. “이건 진짜 10년 쓴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게임기를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이름은 바로 스위치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