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침수된 스마트폰·노트북, 그냥 말리면 망한다” — 전자기기 침수 복구 ‘이렇게’ 해야 산다

“폭우에 침수된 스마트폰·노트북, 그냥 말리면 망한다” — 전자기기 침수 복구 ‘이렇게’ 해야 산다

폭우 피해가 잇따르면서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같은 전자기기가 물에 잠기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침수된 기기를 잘못 건드리면 복구가 아예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물에 젖은 전자기기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확한 초기 대응’에 달려 있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내부 회로에 수분이 남아 있으면 시간차를 두고 고장이 발생하며, 자칫하면 메인보드까지 손상될 수 있다. 검색량이 급증하는 ‘전자기기 침수 복구 방법’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복구 매뉴얼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우선 반드시 기억해야 할 첫 번째 원칙은 ‘절대로 전원을 켜지 말 것’이다. 스마트폰이든 노트북이든, 침수 직후 전원 버튼을 누르면 내부에 남아 있는 수분과 전류가 만나 합선이 발생하며 즉시 회로가 손상된다. 충전도 금물이다. 특히 배터리가 일체형인 제품은 더 위험하다. 수분이 있는 상태에서 충전이 이뤄지면 전자기기 전체가 단숨에 무력화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침수됐다면, 바로 케이스를 분리하고 유심과 외장메모리(SD카드)를 꺼낸 뒤, 부드러운 마른 천이나 키친타월로 외부 물기를 닦아준다. 이후 송풍기나 에어컨의 찬바람을 활용해 수분을 날리는 것이 좋다. 단, 드라이기나 온풍기는 절대 사용하지 말 것. 고온으로 인해 내부 부품이 손상되거나 수분이 증기로 변해 기기 내부 깊숙이 퍼질 수 있다.

인터넷에 흔히 떠도는 ‘쌀에 넣어두기’ 방식은 효과가 제한적이다. 쌀이 일부 수분을 흡수할 수는 있지만, 요즘 전자기기는 방수씰과 본딩 구조로 밀폐되어 있어 내부까지 완전 건조되기 어렵다. 특히 물에 장시간 잠겨 있던 기기라면 쌀을 사용하는 민간요법은 오히려 복구를 지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노트북이나 태블릿처럼 고가의 기기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우선 완전히 전원을 차단한 뒤 가능하면 배터리를 분리하고, 노트북은 열어서 키보드와 포트 주변을 닦아준다. 이후 뒤집은 상태로 바람이 잘 드는 그늘에서 최소 24시간 이상 자연 건조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 방법도 임시 방편일 뿐이다. 내부 회로나 팬, SSD, 포트 부식은 건조만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전문 수리센터에 의뢰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메인보드는 특히 수분과 먼지, 염분에 취약하다. 빗물이나 하수 오염수가 들어갔다면 이미 부식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 단순 건조로는 회로 손상을 막을 수 없다. 전문 업체에서는 기기를 분해한 후 초음파 세척기나 이소프로필 알코올을 사용해 남은 수분과 이물질을 제거하고, 회로 상태를 정밀 진단해 손상 부위를 복구한다.

아이폰이나 갤럭시 같은 최신 스마트폰 대부분은 IP68 수준의 방수 등급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 방수 등급은 ‘일시적인 담수 접촉’에만 유효하며, 폭우나 침수처럼 오염된 물과 장시간 접촉한 경우는 보장되지 않는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서 방수 성능은 자연 저하되고, 충격이나 낙하로 씰이 손상됐을 경우, 물이 내부로 쉽게 침투할 수 있다.

기기를 보험으로 처리하려면, 침수 상태 그대로 제조사 공식 서비스센터에 가져가 진단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기기를 열거나 건조 작업을 시도한 경우, 보험 처리나 AS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애플 제품은 침수 손상을 무상수리에서 제외하며, 리퍼 비용이 전액 부담으로 전환된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로 보증 외 수리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데이터 복구가 중요한 사용자라면, 절대 부팅을 시도하지 말고 즉시 데이터 복구 전문 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좋다. SSD나 eMMC는 물리적 손상보다 회로 접점 손상으로 인한 인식 불능이 많기 때문에, 섣부른 시도는 오히려 데이터 손실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번 여름처럼 기후변화로 인한 폭우가 반복되면서 ‘침수 전자기기 복구’는 더 이상 드문 사례가 아니다. 기기를 살리고 싶다면 절대 서두르지 말고, 물기 제거와 전원 차단을 우선한 후,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정답이다. 혼자 말리다 기기를 완전히 잃는 일,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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