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산은 맑은 공기와 눈 덮인 풍경으로 매력적이다. 하지만 저체온증·빙판 미끄럼·일몰 사고 등 계절 특유의 위험 요인이 겹쳐 작은 실수도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 등산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위험 요소와 실제로 적용 가능한 행동수칙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 가장 위험한 요소 3가지…겨울 산의 구조적 특성
겨울 등산에서 사고가 집중되는 이유는 환경 변화가 극단적이기 때문이다.
- 낮은 체감 온도
바람이 강하고 습기가 빠르게 빠져나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산 정상부에서는 체감 온도가 평지보다 5~10도 이상 낮아지고, 땀이 식으면 저체온증이 빠르게 진행된다. - 빙판과 설면
낙엽 아래 얼음이 숨어 있거나, 햇빛이 닿지 않는 북사면은 하루 종일 미끄럽다. 특히 하산길은 체력 저하와 경사 영향이 겹쳐 넘어짐·미끄러짐 사고가 급증한다. - 빠른 일몰
겨울은 해가 짧아 오후 4~5시만 돼도 어두워진다. 계획보다 조금만 하산이 늦어져도 시야 확보가 어렵고, 헤드램프가 없다면 길을 놓치기 쉽다.
■ 꼭 준비해야 하는 장비
겨울 등반의 안전성은 사전 장비 준비에 좌우된다.
• 아이젠
가볍게 끼우는 간이형이 아니라 미끄럼 방지가 확실한 6~8포인트형이 안정적이다.
• 스틱
체중 분산과 균형 유지에 필수. 하산 시 충격 완화 효과도 크다.
• 보온 의류
겉옷은 방풍·방수 기능이 필요하고, 안쪽에는 땀을 빠르게 말리는 기능성 레이어가 필수다.
• 장갑·비니
말단부위 저체온을 막는 가장 기본 요소. 장갑이 젖으면 즉시 체온이 떨어진다.
• 헤드램프
겨울 산에서 “없어서 사고로 이어지는 장비 1순위”로 꼽힌다.
• 여분 양말·보조 배터리
눈비와 땀으로 양말이 젖으면 체온 손실이 커지고, 휴대폰 배터리는 저온에서 소모가 빠르다.
장비의 유무보다 ‘기능을 갖춘 장비를 정확히 착용했는가’가 더 중요하다.
■ 복장 선택이 사고를 좌우한다
겨울 산행은 입는 것만으로도 안전성이 크게 달라진다.
• 면 티셔츠 금지
면은 젖으면 마르는 속도가 느려 체온을 급격히 빼앗는다.
• 3레이어(기능성 이너 → 보온층 → 방풍 외피) 원칙
땀 배출과 보온, 외부 차단을 동시에 충족하는 구성이다.
• 바람막이 필수
체감온도 하락을 막는 가장 직접적 수단이다.
• 발열조끼는 보조 개념
땀이 찼다 식으면 오히려 체온이 더 떨어져 과신하면 위험하다.
특히 많은 등산 초보가 “생각보다 덥다”며 옷을 너무 일찍 벗는데, 정상부 바람과 하산 중 체온 변화는 예측보다 빠르다. 옷을 벗는 시점은 땀이 나기 직전이어야 한다.
■ 코스 선택 기준…겨울엔 ‘짧고 명확한 길’이 정답
겨울철에는 평소 다니던 코스보다 난도가 급상승한다.
• 초보는 음지 구간·암릉·급경사 코스 피하기
• 왕복 3~4시간 내 코스로 제한
• 돌길·나무 뿌리 많은 구간은 미끄럼 발생률 높음
• 지도·어플은 참고용일 뿐, 눈 쌓인 구간에서는 표시가 사라질 수 있음
특히 중급 난이도 이상의 코스는 빙판 또는 낙상 지점이 곳곳에 존재해 경험 없는 등산객에게는 위험하다.
■ 겨울철 등산 중 가장 위험한 상황과 대응법
겨울 산행에서는 작은 판단 착오가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 체온이 떨어질 때
• 손끝 감각 둔화, 오한, 판단력 저하가 초기 신호
• 즉시 옷을 겹쳐 입고, 따뜻한 음료 마시기
• 젖은 양말·장갑은 바로 교체
저체온증은 진행 속도가 빨라 조금만 느슨해도 하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 - 미끄러짐
• 아이젠을 착용했어도 ‘발 전체’를 디뎌야 미끄럼을 막을 수 있음
• 앞부분이나 뒷꿈치만 딛는 보행은 위험
• 넘어질 때는 몸을 말아 충격을 분산 - 길 실종
• 겨울 산에서는 눈으로 길이 가려지는 경우가 많아 초행길은 위험
• 해가 지면 시야가 급격히 떨어져 헤드램프가 없으면 즉시 하산 중단해야 함
• 조난 상황에서는 산 능선·바위벽보다 숲 쪽이 기온이 높고 바람이 약하다
■ 초보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6가지
│ 아이젠 없이 출발 │ 빙판 구간 즉시 낙상 위험 │
│ 면 티셔츠 착용 │ 땀 식으며 저체온 진행 │
│ 늦은 오후 출발 │ 일몰 후 시야 상실 │
│ 장갑·비니 미착용 │ 말단부위 체온 급격히 저하 │
│ 물 적게 준비 │ 탈수 시 피로 누적 가속 │
│ ‘평소 다니던 길이니까’ 과신 │ 겨울철 코스 난이도 상승 │
■ 겨울 등산 전 체크해야 할 준비 리스트
• 기상 예보 확인
• 산 정상 체감온도 체크
• 아이젠·장갑·방풍 재킷·스틱 준비
• 헤드램프·보조 배터리 확인
• 여분 양말·간식 챙기기
• 오후 1시 이전 등산 완료 목표 설정
• 예상 시간 + 1시간 여유 잡기
특히 “오늘은 날씨가 괜찮다”는 판단으로 장비를 줄이는 실수가 잦다. 겨울 산은 바람 한 번에 상황이 바뀐다.
■ 고도별 위험도 변화
겨울철 등산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고도 변화’다.
• 200~400m
길이 젖어 있거나 부분 결빙 발생
• 500~700m
내리막 빙판 구간 본격 등장
• 800m 이상
눈 쌓인 구간·착빙 구간 증가
• 능선·정상부
강풍과 체감 온도 급락으로 저체온 위험 최고조
고도 600m 이상에서 겨울 산행 난이도는 평지 대비 2배 가까이 높아진다.
겨울 등산은 나들이가 아니라 안전 관리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 활동이다. 장비를 갖춘 상태에서 짧은 코스를 선택하고, 기온·일몰 시간을 함께 고려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사고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