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으로 2천만원 손해봤습니다”…DB형과 DC형, 당신 선택은 틀렸을 수 있다

“연금으로 2천만원 손해봤습니다”…DB형과 DC형, 당신 선택은 틀렸을 수 있다

1. 퇴직연금이란 무엇인가

먼저, 현실 속에서 ‘퇴직연금’이 어떤 제도인지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많은 직장인이 퇴직금이라고 인식하던 부분이 ‘퇴직연금’ 또는 퇴직연금제도를 통해 운용되고 있다.

  • 퇴직금 제도는 근로자가 퇴사할 때 회사가 과거에 적립한 금액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 반면 ‘퇴직연금’ 제도는 회사가 근로자의 노후 준비를 위해 매년 또는 정기적으로 부담금을 적립하고, 운용한 뒤 퇴사나 은퇴 시점에 수령하는 방식이다.
  • 특히 한국에서는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그 유형으로 대표적인 것이 확정급여형(DB형)(Defined Benefit, 이하 DB형)확정기여형(DC형)(Defined Contribution, 이하 DC형) 이다.

이 둘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당신이 노후에 ‘얼마를 받을 것인가’를 가늠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2. DB형과 DC형의 기본 구조 비교

다음 표는 DB형과 DC형의 구조적 차이를 정리한 것이다.

구분DB형(확정급여형)DC형(확정기여형)
적립금 운용 책임회사가 적립금 운용 및 퇴직금 지급 책임근로자가 운용 책임, 회사는 기여금만 납입
퇴직급여액 확정 여부“퇴직 시 얼마 받을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됨 → 근속연수 × 직전 평균임금 등으로 산정기여금 납입액 + 운용 실적에 따라 수령액이 변동됨
운용수익 위험 부담회사가 부담 → 운용실적이 나빠도 회사 책임근로자가 부담 → 수익이 좋으면 많아지고 손실 나면 그만큼 줄어듦
적합한 상황임금이 꾸준히 상승할 때, 장기근속 기대할 때임금상승이 크지 않거나 운용능력·투자관심이 있는 경우

추가 설명

  • DB형은 ‘마지막 임금이 높고, 오랜 근속’일수록 유리하다. 왜냐하면 퇴직급여가 보통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 등의 방식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 DC형은 회사가 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기여금으로 납입하고, 그 기여금이 근로자별로 계좌에 적립되어 근로자가 운용하도록 돼 있다.
  • 운용수익률과 임금상승률이 결정적인 요소다. 일반적으로 “임금상승률 > 운용수익률”이면 DB형이 유리하고, “운용수익률 > 임금상승률”이면 DC형이 유리하다는 지침이 있다.

3. 직장인 관점에서 DB형 장단점

– 장점

  1. 노후예측 가능성
    • 퇴직금 규모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근속연수와 직전 평균임금이 주된 산정기준이기 때문이다.
    • 운용실적이 좋지 않아도 회사가 책임지므로 ‘손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
  2. 안정성 우선
    • 특히 임금이 꾸준히 오르고 직급이 올라가는 구조(예: 대기업, 중견기업)에서 장기간 재직이 예상된다면 DB형이 유리하다.
    • 또 임금피크제 등이 도입되지 않은 환경이라면 마지막 임금이 크기 때문에 퇴직금액도 자연히 커질 가능성이 있다.

– 단점

  1. 임금상승률에 크게 영향받음
    • 만약 임금 상승이 둔화되거나 직급 상승이 멈춘 경우, 기대했던 것만큼 금액이 커지지 않을 수 있다.
    • 특히 중·소기업이거나 승진기회가 적다면 DB형의 이점을 충분히 누리기 쉽지 않다.
  2. 운용수익률이 높을 경우 기회비용 존재
    • 만약 본인이 투자를 통해 더 높은 운용수익률을 낼 수 있다면, DC형으로 스스로 운용하는 방식이 더 유리할 수 있다.
    • 또 회사가 채택한 운용 포트폴리오가 보수적이라 수익률이 낮다면 실제 실속이 떨어질 수 있다.
  3. 제도 전환이 제한적
    • 회사가 DB형만 도입했다면 근로자가 임의로 DC형으로 전환하기 어렵다.

4. 직장인 관점에서 DC형 장단점

– 장점

  1. 운용능력에 따라 수익 기회 존재
    • 근로자 스스로 적립금을 운용할 수 있으므로 운용수익률이 높으면 그만큼 수령액이 커질 수 있다.
    • 특히 임금상승률이 미미하거나 임금피크 시점이 앞당겨진 상황이라면 DC형이 더 유리할 수 있다.
  2. 운용 선택권 존재
    • 적립금 계좌가 개별적으로 형성되므로 근로자가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 투자에 관심이 있는 직장인에게는 적극적인 자산운용 도구가 될 수 있다.

– 단점

  1. 운용 위험 부담이 크다
    • 운용실적이 낮거나 손실이 발생하면 그만큼 퇴직금이 줄어든다.
    • 투자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하다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
  2. 임금 상승이 클 경우 기회 상실
    • 만약 임금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승진이 빈번하다면 DB형 구조가 더 유리할 수 있다.
  3. 관리 부담
    • 적립된 자금을 방치하면 수익률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단순히 계좌만 있는 상태라면 DC형의 장점을 살리기 어려움이 있다.

5.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제도가 유리한가?

직장인 입장에서 ‘내게 유리한 형태’는 자신의 조건과 회사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아래는 상황별 판단 가이드다.

① 당신의 상황이 이렇다면 DB형이 유리하다

  • 입사 초 또는 중견이어서 향후 승진, 임금상승률 기대가 크다.
  • 근속연수가 길 것으로 예상된다 (예: 대기업, 정년까지 재직 가능성 높음).
  • 투자 지식이나 관심이 적고, 안정성을 우선하고 싶다.
  • 회사에서 DB형으로 이미 되어 있고, 변경이 어렵다.

② 당신의 상황이 이렇다면 DC형이 유리하다

  • 임금상승률이 정체되어 있거나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기업에 재직 중이다.
  • 투자에 관심 있고, 적극적으로 운용할 자신이 있다.
  • 회사가 운용 부담을 줄이고 싶어 DC형으로 전환을 제안 중이다.
  • 스스로 자산관리에 관심이 많고, 위험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다.

③ 고려해야 할 추가 변수

  • 회사가 어떤 제도를 도입했는가(회사 규정)
  • 제도 변경 가능성(회사에서 DB→DC로 변경 또는 혼합형 도입 가능성)
  • 적립금 운용 수익률 및 회사의 운용방식(원리금보장형 비중, 수익형 상품 선택 범위)
  • 당신이 얼마나 장기근속할 것인가, 또는 이직·퇴사 가능성이 있는가
  • 당신의 투자성향 및 금융지식 수준

6. 실제로 고려해야 할 체크리스트

직장인이라면 퇴직연금 제도를 마주했을 때 아래 항목을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 내가 다니는 회사가 DB형인가, DC형인가?
  • 임금상승률이 지난 몇 년간 어떤 추이를 보였는가? 내가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 내가 퇴사 또는 이직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가?
  • 내가 적립금을 운용할 자신이 있는가? 금융상품 선택, 리스크 감당 가능성은?
  • 회사가 운용하는 적립금의 운용 수익률과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은 어떠한가?
  • 제도 변경 가능성이 있는가? 회사 차원에서 DB→DC 또는 혼합형이 가능한가?
  • 퇴직 후 연금화 혹은 일시금 수령 방식은 어떻게 되는가?

7. 자주 묻는 질문(FAQ)

Q1. DB형에서 DC형으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나?
A. 일반적으로 회사가 DB형만 도입했다면 근로자가 임의로 DC형으로 바꾸기 어렵다. 회사가 복수 제도를 도입해야 가능성이 있고, 노사합의 절차가 필요하다.

Q2. DC형이면 무조건 더 운용 수익이 많을까?
A. 아니다. 운용 수익률이 임금상승률보다 높아야 DC형이 유리하다. 반대로 운용 수익이 낮거나 투자지식이 부족하면 오히려 손해가 날 수도 있다.

Q3. 나중에 회사 옮기면 퇴직연금은 어떻게 되나?
A. 두 회사가 동일한 제도 유형(DB 또는 DC)을 채택했다면 승계 가능하다. 단 제도 유형이 다를 경우에는 이전에 적립된 금액이 승계되지 않거나 제도 변경 문제가 생길 수 있다.

Q4. 운용수익률은 얼마정도 나오는가?
A.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운용 수익률이 기대만큼 높지 않다. 예컨대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2.86% 수준이었다는 보도도 있다.


8. 마무리 메모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급여 흐름, 승진 가능성, 투자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무작정 “DC형이 좋다” 또는 “DB형이 안전하다”라고 단정짓기보다는 **‘내 상황에 맞는 제도를 선택하거나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운용 관련 책임이 근로자에게 있는 DC형일 경우에는 방치하면 기대 이하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회사 제도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앞으로 나의 노후소득 설계 관점에서 퇴직연금 외의 추가적인 저축이나 투자 전략을 병행할 것인지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좋다.

노후 준비는 지금부터 조금씩 대응해 나가는 것이 좋다. 퇴직연금을 단순히 ‘회사가 알아서 해주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인 전략의 일부로 삼는 것이 현명하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