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장을 정리하면 돈이 따라온다”는 말이 단순한 격언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 입는 옷을 잘 버리는 사람의 평균 소득이 5배 더 높다”는 주장이 퍼져 있습니다. 과연 진실일까요?
1. “버리는 빈도와 소득 차이” — 근거가 있나?
먼저, 온라인 상에 떠도는 이 주장은 현재로서는 공신력 있는 학술 연구로 확인된 사실이 아닙니다.
- 국내외 학술 데이터베이스 기준으로, “의류 정리 습관”과 “소득 수준 간 상관관계”를 직접적으로 규명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 다만, 소비 행태나 물질주의(minimalism)와 재정 상태, 소비 통제력과 재산 축적 간의 상관관계를 다룬 연구는 일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과도한 소비와 부채 간 상관성, 또는 절제된 소비 습관이 재정적 안정성과 연결된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버리는 옷 많을수록 소득 5배”라는 주장은 현재로서는 가설 또는 추정의 범주에 머물며, 이를 기사화할 때는 “어느 주장에 따르면”, “가설적 분석” 등 수식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
2. 관련 연구: 미니멀리즘 · 소비 절제 · 재정 복지
주장을 직접 뒷받침하는 연구는 없지만, 유사한 개념에서 참고할 만한 연구들이 있습니다.
미니멀리즘과 재정 복지
- 한 연구에서는 미니멀리즘 생활 양식이 재정적 안녕과 긍정적 상관을 보인다는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즉, 소비를 줄이고 불필요한 지출을 통제하려는 태도가 재정 건강과 연결될 수 있음)
- 또 다른 문헌은 물질주의적 소비보다는 간소한 삶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스트 경향이 심리적 만족감이나 삶의 질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을 인용합니다.
의류 폐기/정리 행동과 소비 패턴
- 연구 “Beyond the hanger: Investigation of consumers’ sustainable clothing disposal behavior”는 소비자들이 옷을 처분하는 행동과 관련된 요인들을 분석했으며, 소비 태도·지식 수준 등과의 상관성을 다룹니다.
- 또한, “The Joy of Letting Go: Decluttering and Apparel” 연구에서는 정리·버림 행동과 연령, 동기, 소비 습관 간의 관계를 살펴본 바 있습니다.
- 또 “Clothes consumption and disposal practices: a look at the sustainable side” 등의 연구는 의류 소비 및 폐기 행태가 연간 소득 수준과 어느 정도 연계된 경향을 보인다는 관찰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이들 연구는 “버림 행위가 소득을 5배 만든다”는 주장을 직접 증명하진 않지만, 소비 절제 · 정리 습관과 재정 태도 사이의 연결 가능성에 대한 시사점을 줍니다.
3. 왜 ‘정리·버림 습관’이 소득과 연결될 수 있을까?
주장이 진실일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가정할 경우, 다음과 같은 작동 경로를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메커니즘 |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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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통제력 → 저축/투자 여력 확보 | 불필요 소비를 줄이면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여 저축·투자 여유가 생김 |
물건 과잉 억제 → 스트레스 감소 / 집중력 증가 | 잡다한 물건이 적을수록 주거환경, 정신적 환경이 정돈되어 생활 효율 상승 가능 |
소비 습관과 자아 통제 / 자기 규율 | 버림 습관이 강한 사람은 소비 절제력, 자기 통제 능력이 높을 가능성 |
물건 유지/관리 비용 절감 | 오래된 옷 보관/관리 비용·시간을 줄이면 자원 절감 효과 |
경력 / 태도 연계 | 정리와 미니멀한 생활을 선호하는 사람은 조직적 성향, 계획성 등이 높아 직업적 성공 요인과 연결될 수 있음 |
다만 이 모든 메커니즘은 가설 수준이며, 실제 인과성을 증명하려면 엄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4. 반론과 해석의 유의점
- 역인과성(reverse causality) 가능성: 소득이 높은 사람이 여유가 있어 물건 정리/버림을 더 잘 할 가능성이 있으며, 따라서 “소득이 높아서 버림 → 버림이 소득을 높인다”는 인과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 교란 변수(confounder): 교육 수준, 성향(절제성향, 정리성향), 직업적 특성 등이 소득과 정리 행동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일반화 제한: 버림 빈도와 소득 간 상관관계가 특정 집단이나 문화권에서만 나타날 수 있으며, 한국 사회 전반에 자동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 규모와 측정 문제: “안 입는 옷 잘 버리는 정도”를 어떻게 계량할지, 어떤 시점의 소득과 비교할지 등의 측정 방식이 결과를 크게 좌우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