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루지 연고, 아무거나 바르면 큰일 납니다…피부과보다 정확한 성분별 사용법

항생제? 벤조일퍼옥사이드? 헷갈리는 뾰루지 연고, 제대로 알고 바르는 법

뾰루지 연고, 아무거나 바르면 큰일 납니다…피부과보다 정확한 성분별 사용법

갑자기 얼굴에 뾰루지나 염증이 올라왔을 때 흔히 찾는 것이 바로 연고다. 하지만 어떤 연고를 발라야 할지 몰라 집에 있는 상처 연고를 바르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뾰루지는 단순히 피부 트러블이 아닌 염증성 질환이므로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제대로 된 연고를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흉터를 남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뾰루지나 염증은 대부분 여드름의 한 형태다. 여드름은 피지, 각질, 여드름균(P. acnes)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며 염증의 유무에 따라 비염증성 여드름과 염증성 여드름으로 나뉜다. 비염증성 여드름은 흔히 좁쌀 여드름이라 불리는 화이트헤드나 블랙헤드이며, 염증성 여드름은 붉은색을 띠는 구진이나 고름이 잡히는 농포성 여드름이다.

염증성 여드름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여드름균을 억제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성분이 포함된 연고를 사용해야 한다.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항생제, 벤조일퍼옥사이드, 이부프로펜피코놀, 이소프로필메틸페놀 등이 있다.

  • 항생제 성분 (클린다마이신, 에리스로마이신 등)

클린다마이신 성분의 연고는 주로 화농성 여드름에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이다. 여드름 박테리아를 죽이고 염증을 살균하는 작용을 한다. 효과가 좋지만 장기간 단독으로 사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정해진 용법과 기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 벤조일퍼옥사이드 (과산화벤조일)

벤조일퍼옥사이드는 모공의 유분을 조절하고 여드름균을 사멸시키며 각질을 제거하여 염증을 감소시키는 강력한 항균제다. 항생제가 아니므로 내성에 대한 우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피부 자극이 심해 얼굴이 붉어지거나 붓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민감한 피부라면 사용에 신중해야 하며, 표백 성분이 있어 옷이나 침구류에 묻으면 탈색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 이부프로펜피코놀 + 이소프로필메틸페놀 복합제

이부프로펜피코놀은 여드름균에 의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고, 이소프로필메틸페놀은 항균 작용을 통해 여드름균의 증식을 막는다. 이 두 성분의 복합제는 염증성 여드름 치료에 효과적이며, 다른 성분에 비해 비교적 자극이 적은 편이라 널리 사용된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 아젤라산

최근 벤조일퍼옥사이드가 특정 조건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을 생성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안전한 대체 성분으로 아젤라산이 주목받고 있다. 아젤라산은 곡물이나 식물성 오일에서 유래하는 천연 성분으로, 피부 각질 용해, 항균, 색소 억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여드름균을 억제하면서도 피부 미생물 균형을 유지해 여드름, 색소침착, 민감성 피부 등 복합적인 피부 고민에 효과적이다. 유럽에서는 농도 제한 없이 사용 가능하며, 미국에서도 여드름 치료제로 활용된다.

여드름 패치, 상처 연고는 효과 없을까?

여드름이 올라왔을 때 많은 사람이 패치를 사용하거나 상처 연고를 바르기도 한다. 하지만 용도에 맞게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 여드름 패치

여드름 패치는 크게 ‘진정 패치’와 ‘하이드로콜로이드 패치’로 나뉜다. 짜기 전 여드름에 붙이는 진정 패치는 살리실산이나 티트리 오일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반면 짜고 난 후 붙이는 하이드로콜로이드 패치는 습윤 환경을 만들어 상처 회복을 돕고 외부 세균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중요한 것은 염증이 심한 농포성 여드름에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고름이 피부 안쪽으로 들어가 흉터를 심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패치는 최대 12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 상처 연고 (후시딘, 마데카솔 등)

흔히 상처가 났을 때 바르는 후시딘이나 마데카솔 같은 연고는 여드름 치료에 직접적인 효과가 없다. 이 연고들은 포도알균이나 연쇄상구균 등 피부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에 작용하는 항생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여드름의 원인균과는 다르기 때문에 염증성 여드름 자체를 치료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여드름을 짜고 난 후 2차 세균 감염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다.

결국 얼굴에 뾰루지나 염증이 생겼다면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연고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염증이 심하거나 자꾸 재발한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가까운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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