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크라운을 한 뒤 평소 없던 볼씹힘 증상이 생겨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단순한 일시적 현상으로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치료가 필요한 문제일 수 있다. 치아 건강을 위해 크라운 후 발생하는 볼씹힘의 원인과 관리 방법을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크라운은 충치나 신경치료 후 약해진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 씌우는 보철물이다. 원래 치아 형태와 유사하게 만들어 기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치료 후 일부 환자들은 음식을 씹을 때 입안의 점막이 자꾸 걸리거나, 평소보다 자주 볼을 씹게 되는 경험을 한다. 이 현상은 흔하게 나타나며 반드시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볼씹힘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입안 구조의 변화다. 자연치와 달리 크라운은 기공소에서 제작되는 과정에서 100% 동일한 모양으로 만들기 어렵다. 치아 높이가 미세하게 달라지거나 씹는 위치가 바뀌면 저작 시 볼이 더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 씹히기 쉬워진다. 특히 원래도 교합이 불안정했던 사람이라면 이런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또 하나의 원인은 습관이다. 평소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은 씹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볼을 안쪽으로 밀어 넣는 경우가 많다. 이런 습관이 크라운 후 더 두드러지면서 볼씹힘이 잦아질 수 있다. 실제로 치과 의사들에 따르면 크라운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환자 본인의 씹는 방식이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볼씹힘은 치료가 필요한 문제일까.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보철물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의미다. 보통 1~2주 정도 지나면 씹는 습관이 조정되고 불편함도 줄어든다. 그러나 통증이 심하거나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치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치과에서는 교합 조정을 통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실제로 크라운을 씌운 뒤 치아가 미세하게 높거나 낮으면 음식을 씹을 때 충격이 한쪽으로 몰려 불편함이 생기는데, 이때는 치아 표면을 조금 갈아내 교합을 맞춰준다. 상황이 심각하다면 크라운을 다시 제작하는 경우도 드물게 발생한다.

가벼운 볼씹힘이라면 환자 스스로 조심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줄일 수 있다. 첫째, 치료 직후에는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오징어, 땅콩, 마른 고기 같은 음식은 씹는 힘이 강하게 작용해 볼씹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최소 1~2주 정도는 부드러운 죽, 계란찜, 연한 밥 등 부담 없는 음식을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둘째, 음식을 먹을 때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급하게 먹다 보면 볼을 안쪽으로 말아 넣어 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볼씹힘으로 인해 점막이 자주 상처 나거나 궤양이 생긴다면 소독제를 사용해 2차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가글액이나 구강용 소독제를 꾸준히 사용하면 상처 회복에 좋다. 하지만 상처가 반복적으로 생긴다면 단순한 적응 문제가 아닐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일부 환자들은 볼씹힘을 치아 신경통이나 크라운 불량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치아 자체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와 단순히 점막이 씹히는 경우는 분명히 다르다. 이 구분이 어렵다면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치과에서 정확히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볼씹힘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증상이지만 방치하면 만성적인 구강 내 상처로 이어져 불편을 가중시킬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환자의 경우 작은 상처가 큰 염증으로 번지기도 한다. 따라서 치료 후 적응 기간 동안은 조금 더 조심스럽게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과에서 크라운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볼씹힘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약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나치게 걱정하기보다는 원인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식습관 조절과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며,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치과 진료를 통해 교합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