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탭 잘못 쓰면… 당신 집이 시한폭탄이 된다”

전기제품을 한 번에 여러 개 꽂아 사용할 수 있는 멀티탭(전기 멀티콘센트)은 가정과 사무실 어디서나 필수품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잘못된 사용 습관은 언제든 집 전체를 화마에 노출시키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최근 소방청과 한국전기안전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만 멀티탭 과부하·합선으로 발생한 화재 건수는 2,000건 이상, 재산 피해액은 수십억 원에 달했다.

가장 위험한 ‘과부하’ 사용

멀티탭은 각 구멍에 꽂힌 기기들의 총 소비전력이 멀티탭의 허용 용량을 초과하면 과부하가 걸린다. 이때 내부 배선이 과열되면서 절연피복이 녹아 합선이 발생하고, 작은 불꽃이 순식간에 화재로 번질 수 있다.
대표적인 위험 사례는 ▲전기히터·전기밥솥·전자레인지 등 고전력 가전 동시 사용 ▲멀티탭을 여러 개 이어 꽂는 ‘문어발식 연결’이다. 전문가들은 멀티탭 1개당 최대 3,000W(3kW)를 넘기지 말 것을 권고한다.

먼지와 물기, ‘보이지 않는 폭탄’

멀티탭 위에 쌓이는 먼지도 화재의 원인이다. 먼지 속 금속 입자나 섬유가 전극 사이에 쌓이면 트래킹 현상이 발생해 불꽃이 튀고, 주변 가연물에 불이 붙는다. 특히 싱크대, 세탁기 근처처럼 습기가 많은 장소에서 물기와 먼지가 결합하면 위험성은 배가된다.

오래된 멀티탭은 교체 필수

멀티탭은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5년 이상 사용한 멀티탭은 내부 부품이 노후해 화재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표면이 변색되었거나, 플러그가 헐거워졌거나, 케이블 피복이 갈라졌다면 즉시 교체해야 한다.

안전하게 쓰는 방법

  1. 소비전력 합산 확인 – 제품 뒷면 또는 설명서에 적힌 W(와트) 수를 확인해 허용 용량 초과 금지
  2. 고전력 기기 단독 사용 – 전기히터, 전자레인지, 드라이기 등은 반드시 전용 콘센트에 연결
  3. 문어발식 연결 금지 – 멀티탭 여러 개를 연결해 사용하지 말 것
  4. 정기적인 청소 – 먼지 제거 및 물기 차단
  5. 정품 사용 – KC 인증 제품 사용,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저렴한 무인증 제품은 피할 것
“멀티탭 잘못 쓰면… 당신 집이 시한폭탄이 된다”

전문가 경고

소방청 관계자는 “멀티탭 화재는 대부분 작은 부주의에서 시작된다”며 “과부하와 노후된 제품 사용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절반 이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잠깐의 편의가 집과 가족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