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 병, 몇 시간 지나야 깨나?” — 술 마신 뒤 알코올 분해, 시간별 변화 정리

“소주 한 병, 몇 시간 지나야 깨나?” — 술 마신 뒤 알코올 분해, 시간별 변화 정리

술자리가 잦은 여름밤, “운전해도 될까?”, “아직도 술 안 깼나?” 같은 고민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특히 음주운전 단속이 강화되면서, 몸속에서 알코올이 얼마나 오래 남아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몇 잔 마셨다는 기준만으로는 절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알코올이 몸에서 어떻게 흡수되고, 어느 시점에 분해되는지를 시간대별로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

아래는 소주 1병(약 360ml, 알코올 도수 16.5%)을 기준으로, 평균적인 체격(성인 남성 체중 약 70kg)의 경우를 가정해 시간별 알코올 분해 과정을 정리한 것이다.


0시간 (음주 직후) — 흡수 시작, 혈중알코올농도 급상승

술을 마시는 순간부터 알코올은 입과 식도를 거쳐 위와 소장으로 흡수되기 시작한다. 특히 소장에서 빠르게 흡수되며, 음주 후 30분~1시간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는 가장 높은 정점을 찍는다. 이 시점엔 감정 조절이 느슨해지고, 얼굴이 붉어지며 말이 많아지거나 판단력이 저하되는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1시간 경과 — 간에서 본격적으로 분해 시작

몸속에 흡수된 알코올의 약 90% 이상은 간에서 처리된다. 평균적으로 간은 1시간에 약 0.1g/㎏의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다. 체중 70kg 기준으로 약 7g 정도. 이는 맥주 한 잔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하지만 소주 한 병에는 약 60g 이상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완전히 분해되기까지는 적어도 8~9시간이 소요된다.


2~3시간 경과 — 중추신경 억제 시작, 졸음 유발

이 시기에는 이미 뇌의 전두엽 기능이 억제되며 운동능력 저하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술자리에서 잠이 쏟아지거나 말수가 줄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시점에서 운전을 하거나 정교한 작업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아직도 체내에 알코올이 다량 남아 있어 판단력은 크게 떨어져 있다.


4~6시간 경과 — 숙취 신호 시작, 해독 중간 단계

간이 열심히 작동하고 있는 동안 아세트알데히드라는 1차 대사산물이 생성된다. 이 물질은 알코올보다 더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어, 얼굴 붉어짐, 두통, 메스꺼움, 탈수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즉, ‘술이 깨는’ 시간이라기보다는 ‘숙취가 시작되는’ 시기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이후 또다시 간에서 초산으로 분해되어야 완전히 몸에서 사라진다.


7~9시간 경과 — 분해 절정, 대부분 대사 완료

소주 한 병 기준으로 대사 가능한 시간대다. 하지만 이는 간 기능이 정상인 사람에게 해당된다. 피로하거나 간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엔 10시간 이상 걸릴 수 있으며, 여성이나 체중이 적은 사람은 더 느릴 수 있다. 또한 전날 술을 마신 뒤 아침 출근길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12시간 이후 — 알코올 분해는 끝나지만 숙취는 지속될 수 있음

이 시점에서 대부분의 알코올은 혈중에서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수면 중 부족했던 수분, 전해질, 포도당 등이 회복되지 않았을 경우 두통, 무기력, 구토 등의 숙취 증상은 계속될 수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선 수분 보충과 탄수화물 섭취가 중요하다.


참고: 알코올 분해 속도는 개인차가 큼

  • 간 효소 활동량
  • 성별(여성은 알코올 분해 효소가 적음)
  • 체중과 체지방률
  • 공복 여부
  • 피로 및 스트레스 상태
  • 동시 복용 약물

이 모든 요소가 알코올 분해 속도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공복 상태에서 마신 술은 흡수 속도가 빨라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급격히 올라가며, 대사 속도도 떨어진다. 반대로 식사를 곁들인 음주는 알코올 흡수를 늦추기 때문에 분해가 더 안정적으로 이뤄진다.


음주 다음날, ‘아직 안 깼다’ 판단 기준은?

일반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BAC)가 0.03% 미만이 되어야 ‘술이 깼다’고 본다. 음주 측정기나 앱을 통해 간이 측정이 가능하지만,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 확실한 방법은 최소 12시간 이상은 운전을 피하는 것. 특히 과음을 한 날엔 다음날 오전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안전하다.


술은 마시는 순간부터 ‘시간과의 싸움’이다. 적당히 즐기고 충분히 쉬는 것만이 숙취 없는 다음날을 보장한다. 술자리가 잦은 시기일수록,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한 ‘시간표’는 꼭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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