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행사”가 술 금지? 뜻 몰라 항의한 학부모…어린이집 교사가 당황한 이유

“금주 행사”가 술 금지? 뜻 몰라 항의한 학부모…어린이집 교사가 당황한 이유

어린이집에서 ‘금주 행사’라는 표현을 알림장에 적었다가 한 학부모의 항의를 받는 해프닝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해프닝은 세대 간 언어 인식 차이와 교육 현장의 소통 문제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며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금주 행사라고 적었다가 학부모에게 연락받은 어린이집 선생님의 사연’이 공유됐다. 글에 따르면, 한 어린이집 교사는 알림장에 “금주 행사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그런데 해당 문구를 본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닌데 금주(禁酒)라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교사에게 직접 연락을 해왔다.

이에 교사는 “어머님, 여기서 금주란 ‘이번 주’라는 뜻이에요”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부모는 “왜 그렇게 어려운 말을 써요? 그냥 이번 주라고 쓰면 되잖아요. 진짜 짜증나네요”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황에 당황한 교사는 결국 다른 학부모들에게도 ‘금주’라는 단어가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반응을 받았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는 끝내 “말귀를 못 알아듣는 어린이집 선생님 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항의했다고 한다. 해당 교사는 친구에게 “너무 억울하고 속상하다”며 울음을 터뜨리기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은 “금주(今週)를 술 금지로 이해하는 건 너무 억지다”, “이번 주를 이렇게도 해석하나”, “요즘은 교사가 맞춤법 틀리면 바로 민원 들어오던데, 이제는 한자어도 못 쓰게 하겠네”라며 교사 편에 섰다.

일부는 “검색만 해봐도 의미가 바로 나오는데 굳이 항의까지 할 일인가”, “아이에게도 ‘엄마는 금주라는 단어 모른다’고 말했을까”라는 반응을 보이며 학부모의 반응이 과도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로 ‘금주(今週)’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명확히 ‘이번 주’를 뜻하는 단어로 등재되어 있다. 흔히 공공기관, 학교, 언론 등에서도 널리 사용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평소 한자어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사례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수 있지만, 교육 현장에서의 언어 사용에 대한 민감성과 소통 방식의 차이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의 학부모들이 소통하는 어린이집, 유치원 등의 환경에서는 더욱 조심스러운 언어 선택이 요구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표현을 평이하게 풀어 쓴다고 해서 오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이해시키려는 태도와 기본적인 언어 해석력”이라며 “서로 간에 존중을 바탕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례는 일선 교육자들이 겪는 애로와, 보편적 단어조차 오해를 부를 수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된 지금, 공지사항 한 줄에도 의미를 되새기고 의사소통 방식에 신중을 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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