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밥 먹었는데 돈 내라고?” — 집밥 더치페이 요구한 친구, 정상일까?

“같이 밥 먹었는데 돈 내라고?” — 집밥 더치페이 요구한 친구, 정상일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카카오톡 캡처 이미지가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사용자가 “친구가 과제 도와달라고 해서 친구 집에 갔는데, 가족이랑 같이 냉장고 반찬 꺼내먹은 뒤 돈을 요구받았다”고 전한 사연 때문이다.

해당 대화에서 친구는 다음과 같이 계산을 요구했다.

- 밥: 할머니가 농사지은 쌀로 만든 거라 2,000원
- 미역국: 5,000원 짜리인데 같이 먹었으니 2,500원
- 갈비찜: 엄마가 만든 거라 10,000원인데 반 먹었으니 5,000원
- 김: 서비스
- 김치: 서비스

총 9,500원의 식비 청구. 그것도 친구네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먹은 ‘집밥’에 대한 금액이었다.

이에 대화를 보낸 친구는 “뭐야, 장난이야?”라고 황당해했고, 돈을 요구한 친구는 “혹시 돈 주기 싫어서 그래?”라고 되묻는다. 이어 “보통 집에서는 뭐 같이 먹을 때 친구가 돈 달라고 한 적이 없어서…”라는 대답이 이어진다.

이 캡처 이미지에는 “친구가 이렇게 돈 달라고 한 적이 없어서…”라는 설명과 함께, “이게 과연 정상적인 관계일까?”라는 의문이 따라붙는다. 실제 누리꾼들의 반응은 한 목소리다. ‘정이 없다’, ‘장사하러 친구 부른 거냐’, ‘가족 반찬 꺼내놓고 계산서를 주다니’ 등의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 “이건 호의가 아니라 계산된 거래”… 우정의 경계는 어디까지?

해당 사례는 단순한 해프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점점 뚜렷해지는 ‘관계의 유료화’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더치페이 문화가 일상화되며 사적 관계에서도 ‘기브 앤 테이크’가 명확해지는 가운데, 집밥조차 금액으로 환산하려는 시도는 많은 이들의 불편함을 자아냈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 결과, 친구와 밥을 먹고 비용을 나누는 것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70%에 달했지만, “집에 초대받아 먹은 집밥까지 돈을 내야 한다”는 질문에는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호의는 계산되지 않는다’는 감정적 규범… 깨져도 될까?

해당 사례가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단순히 돈을 요구해서가 아니다. 평소 친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공유될 거라 여겼던 ‘호의’가 명확한 가격표와 함께 되돌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친구 집에 초대받아 밥을 먹는 상황은 일반적으로 ‘손님 대접’이라는 사회적 암묵에 따라 이뤄진다. 그 암묵을 깨뜨리는 순간, 우정은 거래로 변모한다.

이런 갈등은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다. 누군가는 ‘친구로서 신뢰’를, 누군가는 ‘합리적 비용 분담’을 중요하게 여긴 결과다. 문제는 그 기준이 서로 다를 때다.

◇ 친구 사이, 돈보다 중요한 건 감정의 온도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그 정도면 집밥 먹고 돈 달라고 하지 말고, 차라리 도시락을 사와서 같이 먹자고 하지 그랬냐”. 사람들은 그저 밥 한 끼의 가격이 아니라, ‘함께 한 시간과 마음’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것이다.

돈을 정확히 나누는 것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사람 사이엔 ‘계산’보다 ‘배려’가 먼저일 때가 많다. 그 배려가 사라지는 순간, 우정도 흔들린다. 밥상 앞에서조차 돈을 따져야 하는 관계라면, 그건 더 이상 친구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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