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군사·핵까지 구조적 결합 선언

미국과 한국이 산업·무역은 물론 군사·핵·우주·디지털 영역에 걸쳐 동맹을 한층 더 구조화하기로 했다. 최근 양국 정상은 공동 팩트시트를 통해 한국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와 미국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상한 적용, 군사·핵 분야 협력 강화 등을 골자로 한 협약을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양국 동맹이 단순한 군사방위 체계를 넘어 산업·기술·우주·핵까지 결합하는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무역 분야: 한국 3 500억 달러 투자, 미국은 관세 15% 상한 적용
한국 정부 산하 기업들이 미국 내 조선·에너지·반도체·의약품·광물·AI 등 전략 산업에 향후 3 500 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를 진행하는 내용이 공식 확인됐다. 이 중 약 1 500 억 달러는 이미 확정된 투자이며, 추가로 2 000 억 달러가 신규 MOU(양해각서) 형태로 추진 중이다.
미국은 이 투자에 대한 상응조치로 한국산 제품에 관세 상한을 15%로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자동차·부품·목재류 등 ‘섹션 232’ 추가관세 품목에 대해 한국산 제품은 최대 15%의 부가관세만 적용된다. 의약품·반도체장비 등 핵심 산업 수출품에도 동일한 상한 또는 우대 조건이 제공될 전망이다.
외환시장 안정장치 및 무역규제 완화
한·미 간 이번 협의에는 외환시장 안정장치도 포함됐다. 한국이 미국 내 투자를 위해 달러를 대량 조달할 경우 원화 급락 등 금융시장 충격이 우려되자, 양국은 연간 달러 조달 상한을 200억 달러로 정하는 데 합의했다. 시장 안정 시점을 고려해 투자 금액과 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무역규제 완화 측면에서도 핵심 변화가 언급됐다. 한국산 차량에 적용되던 미국 수입 상한 5만대는 폐지됐으며, 미국산 농식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도 완화될 예정이다. 디지털 서비스 규제에서는 한국 내 미국 기업이 망사용료나 플랫폼 규제로 차별받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보장하기로 했다.
군사·안보 협력 및 핵·우주·조선 분야 연계
한국은 그간 대비해 왔던 군사 협력을 한층 확대하기로 했다. 국방비를 GDP 대비 3.5%로 조기 상향하고, 향후 미군 장비 250억 달러 규모 구매 및 주한미군 지원 330억 달러 계획을 실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미국은 한국의 핵잠수함(SSN) 건조 승인을 공식화했으며, 원자력 분야에서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절차에 관해 절차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조선·해양산업 협력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한국 기업이 미국 조선소 현대화에 참여하고 ‘필요 시 미국 군함을 한국에서 건조할 수 있다’는 문구가 협의문에 포함됐다. 이는 산업과 방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점을 의미한다.
경제·시장에 던지는 시사점
이번 한·미 협약은 한국에 있어 수출·고용·기술전환 측면에서 대형 기회로 평가된다. 한국산 제품의 관세 상한 적용이 확정됨에 따라 기업들의 미국 수출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 반면, 투자 유출과 달러 조달 상한이 원화시장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미국 기업과의 수익 배분 구조 등이 현실적 과제로 남아 있다. 미국 측에서는 한국 자본을 전략산업에 유치하고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외환시장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달러 조달 상한 설정은 원화 급락 가능성을 낮추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투자 실행이 지연되거나 기대만으로 끝날 경우 시장의 실망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술·산업 협력과 군사·핵 분야 연계가 강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에게는 ‘미국 거대시장 진출’이라는 기회가 생긴 한편, 운영·생산·공급망 상의 과제도 동시에 증가했다.
행동 전략
투자자라면 이번 협약이 의미하는 구조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우선, 조선·반도체·환경·에너지·AI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 기회를 검토할 만하다. 다만 협약이 ‘공약’ 단계에서 ‘이행’ 단계로 넘어가야만 실제 혜택이 실현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실행여부, 미국의 관세 인하 조치 구체화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출기업의 입장에서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 관세 우대가 확정됨으로써 미국 시장 진출 전략 수립이 보다 유리해졌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수 중심 구조, 원화 리스크, 비관세장벽 변화 등 주변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체계적인 손익관리 및 리스크 대비도 중요하다.
종목 선정 시에는 해당 산업·기업이 미국 투자를 얼마나 빠르게 실행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수혜가 구체화되고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 또한 기술·산업·방위 3축 협력이라는 구조적 변화에 따라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시작됐다는 관점에서 중장기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