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어린이를 사로잡은 ‘핑크퐁’과 ‘아기상어(Baby Shark)’의 주인공 **더핑크퐁컴퍼니(The Pinkfong Company)**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번 기업공개(IPO)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글로벌 IP(지식재산권) 콘텐츠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아기상어’ 신화, 글로벌 IP 기업으로 진화
더핑크퐁컴퍼니는 2010년 설립된 유아동 콘텐츠 전문기업으로, 핑크퐁·아기상어·베베핀 등 다수의 인기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Baby Shark Dance’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 130억 회를 돌파하며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유튜브 역사상 가장 많이 재생된 영상이라는 기록은 더핑크퐁컴퍼니가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핑크퐁 시리즈는 단순한 캐릭터 콘텐츠를 넘어 음악·앱·애니메이션·완구·출판·공연·라이선스 등 다채로운 형태로 확장되며 하나의 거대한 IP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콘텐츠 다각화는 회사가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상장 규모와 공모가…시가총액 최대 5,400억 원 예상
더핑크퐁컴퍼니는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해 신주 200만 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는 3만2천 원에서 3만8천 원이며, 이를 기준으로 한 예상 시가총액은 약 4,600억 원에서 5,4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공모 자금은 총 640억 원에서 760억 원 규모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신규 IP 개발, 글로벌 콘텐츠 제작, AI 기술 투자, 그리고 현지화 및 더빙 인프라 강화에 투입된다. 회사는 이를 통해 향후 3년 내 **‘두 번째 아기상어급 글로벌 히트 IP’**를 탄생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적 성장세 뚜렷…영업이익률 19% 돌파
2024년 더핑크퐁컴퍼니의 연결 기준 매출은 97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8억 원으로 371% 급등하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영업이익률은 19.3%로, 국내 콘텐츠 기업 중에서도 상위권 수준이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76%에 달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더핑크퐁컴퍼니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 입지를 확보했음을 보여준다. 북미·유럽·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라이선스 및 OTT 콘텐츠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자체 앱과 유튜브 채널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수익구조 다변화…콘텐츠·완구·공연·MD사업으로 확장
현재 더핑크퐁컴퍼니의 매출 중 약 68%는 콘텐츠 관련 사업에서 나온다. 나머지는 완구, 공연, 음원, 출판, 라이선스 상품, 앱 서비스 등에서 발생한다. 단일 캐릭터 의존도를 줄이고 IP 확장형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핑크퐁 아기상어 월드’, ‘베베핀 하우스’ 같은 오프라인 체험형 콘텐츠(LBE, Location-Based Entertainment) 사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키즈카페·테마파크·팝업스토어 등 공간 기반의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팬덤을 확장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AI 기반 콘텐츠 제작 기술에 투자
더핑크퐁컴퍼니는 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자동 제작 및 번역·더빙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대사, 표정, 음성을 자동으로 합성해 여러 언어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로, 글로벌 현지화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이러한 AI 기술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콘텐츠 생산성 향상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의 일부를 AI 기반 애니메이션 제작 파이프라인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 일정과 투자 포인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일반 청약은 11월 6일과 7일 양일간 진행된다. 상장은 11월 중순 코스닥 시장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투자 포인트는 세 가지다.
- 글로벌 인지도 높은 유아동 콘텐츠 IP 확보
- 해외 매출 비중 76%의 안정적 수익 구조
- AI·LBE·IP 확장 등 신사업 성장 가능성
다만 유통 가능 주식 비중이 약 33.8%로 다소 높은 편이어서, 상장 직후 단기 매물 부담이 존재할 수 있다. 또한 콘텐츠 산업의 특성상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비교 기업 및 시장 평가
더핑크퐁컴퍼니는 상장 비교 기업으로 SAMG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드래곤, 덱스터 등을 제시했다. 다만 최근 SAMG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조정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는 다소 보수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핑크퐁 IP의 글로벌 확장성과 ‘아기상어’ 브랜드의 지속적인 수익 창출력은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특히 넷플릭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이 활발해 콘텐츠 유통망이 안정적이다.
상장 후 관전 포인트
더핑크퐁컴퍼니의 상장은 단순한 키즈 콘텐츠 기업의 코스닥 입성이 아니라, 국내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상징적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IPO 이후 실적 흐름과 신규 IP의 성과가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며, AI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콘텐츠가 얼마나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느냐가 관건이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IP 비즈니스 모델을 한 단계 확장하겠다”며 “기존 캐릭터의 팬덤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세대를 위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더핑크퐁컴퍼니가 ‘아기상어’의 성공을 넘어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