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덴버에 본사를 둔 **리버티 에너지(Liberty Energy Inc., NYSE: LBRT)**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때 ‘프래킹(Fracking)’ 전문으로 불리던 유전 서비스 기업이었지만, 이제는 백악관과도 연결된 미국 에너지 정책의 중심 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술 중심의 효율적 에너지 생산, 원자력 전력 솔루션, 그리고 ‘에너지 독립’이라는 정치적 구호까지 — 리버티는 산업과 정치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시대의 플레이어로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10월 31일 현재, 주가 18.73달러… 반등세 이어가나
오늘(2025년 10월 31일) 기준 리버티 에너지의 주가는 18.73달러로 마감했다. 전일 대비 1%가량 하락했으나, 연초 저점이었던 9.50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52주 최고가는 23.58달러로, 에너지 업황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시기였다.
시가총액은 약 26억 달러,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 안팎이다. 최근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자사주 매입, 그리고 전력 사업 확장 기대감이 겹치며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수압파쇄의 강자, 기술로 성장한 리버티
리버티 에너지는 **수압파쇄(hydraulic fracturing)**와 압력펌핑(pressure pumping) 등 유전 완성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다. 미국 내 주요 셰일지대(텍사스, 노스다코타, 뉴멕시코 등)에서 시추기업들에게 필수 기술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1년 설립 이후 미국의 셰일붐이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급성장했고, 2021년 이후 유가 반등과 함께 재도약했다. 현재는 할리버튼(Halliburton), 슐룸베르제(Schlumberger)와 함께 북미 3대 유전서비스 기업으로 분류된다.
2025년 2분기 매출은 약 11억 달러, 영업이익률은 15% 내외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06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재무 안정성과 현금흐름은 견조하다. 회사는 올해 1분기에만 약 150만 주를 평균 15달러 중반대에서 매입하며, 주주환원 의지를 명확히 했다.
CEO 크리스 라이트 — 기술자에서 장관으로
리버티 에너지의 상징은 단연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대표다. 그는 콜로라도 광업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프린스턴 대학원에서 에너지공학을 연구한 순수 기술자 출신이다. 2011년 리버티를 설립한 그는 “기술과 자유가 결합된 에너지야말로 미국의 근간”이라는 신념 아래 회사를 키웠다.
라이트는 현장 중심 경영으로 유명하다. 직접 시추현장을 방문해 장비 효율을 점검하고, 데이터 기반의 프래킹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그는 “우리는 단순한 유전회사가 아니라, 기술회사다”라는 철학을 강조한다.
그의 이런 철학은 정치로까지 이어졌다. 2025년 초, 그는 미국 에너지부 장관(Secretary of Energy) 으로 임명됐다. 트럼프 행정부 복귀 이후 ‘에너지 자립’을 전면에 내세운 인사 중 하나로, 민간 기술자의 백악관 입성은 미국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취임 직후 그는 “미국은 다시 한 번 에너지 강국으로 복귀할 것”이라며 셰일오일과 천연가스 생산 확대, 인프라 재건,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리버티 출신 장관이라는 상징성은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에너지 시장 전반에 정치적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유전에서 원자력으로 — 전력 솔루션 사업 본격화
리버티는 단순히 유전 기술 기업에 머물지 않는다. 최근 회사는 ‘전력 솔루션(Power Solutions)’ 부문을 신설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핵심은 자체 발전과 에너지 공급 시스템의 통합이다.
이를 위해 리버티는 차세대 원자력 기술기업 오클로(Oklo) 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오클로는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개발 중이며, 리버티는 이를 활용해 유전 현장 및 산업단지에 독립형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 프로젝트는 ‘탄소중립’보다는 경제적 효율성에 초점을 둔다. 즉, 외부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전력을 생산·관리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라이트 장관은 “탄소를 죄악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진짜 환경보호”라고 강조해왔다. 이 발언은 리버티의 전략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백악관과 산업의 교차점
리버티 에너지는 지금 산업과 정치의 중심축에 서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시 ‘미국 에너지 독립’을 강조하며 셰일 산업 재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리버티는 정책적 수혜가 기대되는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반면, 환경단체와 민주당 측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정부가 화석연료 시대를 다시 불러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리버티는 그 상징적 타깃이 되고 있다. 특히 원자력 전력사업은 환경성과 안전성 논란이 병존하는 분야라 논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시장은 리버티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본다. 유전 서비스 기반의 안정적 현금창출 능력, 정부 정책과의 정합성, 그리고 장기적으로 원자력 전력 분야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향후 전망 — 기술과 정치가 맞물린 성장 시나리오
리버티의 향후 주가는 세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
① 유가 흐름 —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을 유지한다면, 리버티의 주가 반등 여지는 충분하다.
② 원자력 전력솔루션의 상용화 속도 — 오클로와의 프로젝트가 실질적 매출로 이어질 시점이 관건이다.
③ 백악관 정책 유지 여부 — 라이트 장관 체제의 규제 완화 정책이 지속될 경우, 리버티의 장기적 수익성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는 유가 변동과 경기 둔화가 부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책 수혜 + 기술 전환’이라는 두 축이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형성할 수 있다.
리버티 에너지는 더 이상 단순한 프래킹 회사가 아니다. 기술 기반의 효율적 유전 서비스, 차세대 원자력 전력 솔루션, 그리고 정부 에너지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에너지의 자유와 효율을 동시에 잡겠다”는 크리스 라이트의 철학은 이제 백악관과 월가 모두에서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