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료하면서 양사 마일리지 통합이 본격화되고 있다. 항공권 예약뿐 아니라 신용카드 포인트, 제휴 쇼핑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는 대한항공 마일리지와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소비자 입장에서 큰 관심사다. 특히 전환 비율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실제 보유 마일리지의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이용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시아나 인수 완료 후 마일리지 통합 논의 본격화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지분 약 64%를 확보하며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양사의 경영 통합은 이미 시작됐으며, 올해 들어 마일리지 제도 통합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두 항공사는 각기 다른 기준으로 마일리지를 운영해왔기 때문에, 단순 합병이 아닌 세밀한 ‘가치 통합’이 필요한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전환 비율과 사용 기준이 소비자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보완을 요구했다. 특히 전환 비율의 공정성과 기존 적립 마일리지의 유효기간 보장이 핵심 검토 항목으로 꼽힌다.
잠정 제시된 전환 비율과 기준
현재 업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 전환 비율은 다음과 같다. 아직 최종 확정된 내용은 아니지만, 대한항공이 제시한 잠정안은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다.
항목 | 전환 비율 | 주요 내용 |
---|---|---|
항공 탑승으로 쌓은 마일리지 | 1 : 1 | 비행 거리에 따른 기본 마일리지는 동일 비율로 전환 가능 |
신용카드·제휴 포인트 등 비항공 마일리지 | 1 : 0.82 | 제휴 구조 차이로 일부 감액 전환 적용 |
전환 신청 방식 | 일괄 전환 | 일부만 선택 전환은 불가능, 전체 단위 전환 원칙 |
유지 기간 | 최대 10년 | 아시아나 마일리지 잔여분은 10년간 별도 사용 가능 |
즉, 항공기 탑승으로 적립한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1:1로 전환, 카드 사용 등으로 적립한 제휴 마일리지는 1:0.82 비율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아시아나항공 제휴 신용카드로 적립한 1만 마일은 통합 후 약 8200마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항공 탑승을 통해 쌓은 1만 마일은 동일한 1만 마일로 유지된다.
공정위, 보완 요구 “소비자 불이익 없어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계획에 대해 “전환 비율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며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또한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적립 가치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소비자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합리적인 전환 기준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공정위의 입장은 단호하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장기간 쌓아온 이용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고, 동시에 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치가 과도하게 희석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마일리지 가치 차이로 인한 이해 충돌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일반적으로 아시아나 마일리지보다 시가 가치가 높게 평가돼왔다. 대한항공의 국제선 운항 노선 수와 제휴 항공사 네트워크가 더 크기 때문이다. 반면 아시아나는 제휴 신용카드 및 생활 포인트 적립 비중이 높아 적립은 쉽지만 사용 효율이 낮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 때문에 1:1 전환은 아시아나 이용자에게 유리하고, 대한항공 이용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로 제휴 마일리지를 0.82로 낮춰 전환하는 방안은 대한항공의 부담을 줄이는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전환 시점과 절차
현재까지 확정된 일정은 없다. 대한항공은 2026년까지 통합 마일리지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2025년 하반기 중 공식 전환 공지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마일리지 전환은 일괄 신청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사용자가 보유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전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이전하는 절차로, 일부만 선택 전환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통합 이후에도 최대 10년간 별도 계정에서 유지되어, 기존 회원들은 당분간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용자에게 필요한 전략
- 보유 마일리지 구분 관리
항공 탑승으로 쌓은 마일리지와 신용카드 등으로 적립한 마일리지를 구분해두는 것이 좋다. 전환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 전환 신청 시기 신중히 결정
비율이 불리하게 바뀌기 전에 전환을 진행할 수도 있으므로, 공식 발표 이후 초기 전환 기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 유효기간 확인
아시아나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이 다가오는 경우, 전환보다는 먼저 사용하거나 항공권으로 발권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 제휴카드 사용 조정
통합 이후에는 아시아나 제휴카드 포인트 적립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대한항공 제휴카드로 전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항공사 통합의 마지막 변수는 ‘마일리지 신뢰 회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마일리지 통합은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라, 소비자 신뢰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전환 비율과 방식이 공정하게 확정되어야 양사의 통합이 부드럽게 마무리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마일리지 전환은 이용자의 실질적 권익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한 조율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로서는 탑승 마일리지 1:1, 제휴 마일리지 1:0.82 수준이 유력한 전환 기준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최종안은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와 대한항공의 공식 발표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