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애 등원시키고 출근 전쟁 치르는 부모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나왔다. 오는 2026년부터 ‘육아기 10시 출근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간단히 말하면, 초등학생이나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들이 아침 10시에 출근해도 되는 제도다. 그것도 임금 삭감 없이, 회사에 부담도 안 가게, 정부가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처음부터 정부가 만든 건 아니다. 광주광역시가 2022년에 실험적으로 시작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초등학생 자녀 부모 100명을 대상으로 하루 1시간씩 출근을 늦추게 해준 게 시초다. 임금이 줄면 안 되니까, 시가 대신 기업에 인건비를 보전해주는 구조였다. 반응은 뜨거웠다. 1년 만에 신청자가 수백 명으로 늘었고, 다른 지자체들도 ‘우리도 해보자’며 따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정부가 나섰다. 효과가 입증됐으니 아예 나라가 나서서 전국적으로 시행해보자는 것. 광주에선 최대 2개월만 쓸 수 있었던 제도가, 정부판에선 최대 1년까지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제는 초등학생뿐 아니라 유치원생이나 어린이집 다니는 유아기 자녀까지 포함된다.
쉽게 말해, 아침에 애 손잡고 등원시키고 나서 카페 한 잔 여유 있게 마시고, 10시에 출근해도 되는 세상이 오는 거다. 회사 입장에서도 손해는 없다. 정부가 월 최대 30만 원까지 기업에 지원해주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없다. 부모들은 일·가정 둘 다 놓치지 않고 챙길 수 있다.
아이가 부모와 함께 여유 있는 아침을 보내고 학교에 가면 안정감도 커지고, 하루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 아쉬운 점은 정작 초등학교 선생님이나 유치원 교사 같은 부모는 이 제도를 못 쓴다는 점이다. 수업을 오전 9시에 시작하니 본인 출근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이번 제도는 정부가 추진 중인 ‘주 4.5일제’와도 연결된다. 전체적으로 근무 환경을 유연하게 만들고, 그 안에서 육아와 일을 동시에 가능하게 만드는 문화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의미다. 일하는 엄마·아빠 입장에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드디어 나온 셈이다.
아이 학교 보내고, 지각 눈치 안 보고, 여유 있게 출근할 수 있는 세상. 말만 들어도 기분 좋은 변화다.
2026년, 이제 그 변화가 현실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