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유전자가 자녀 비만 결정짓는다? 아빠 영향력 ‘축소판’?”

“엄마 유전자가 자녀 비만 결정짓는다? 아빠 영향력 ‘축소판’?”

“엄마가 뚱뚱하면 아이도 뚱뚱해진다?”는 말이 과학적으로도 사실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유전학 연구들은 자녀의 체중 및 비만 위험에서 모계 유전과 모계 환경(‘genetic nurture’ 효과)이 부계 영향보다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모계 유전 + 유전 양육 효과

논문

  • 영국 UCL 연구팀은 2,621 가족(부모-자녀 3인조) 데이터를 분석했고, 부모의 BMI(체질량지수)와 자녀 BMI 및 식습관 간의 연관을 조사했다.
  • 흥미롭게도, 부모의 BMI와 자녀 BMI는 양쪽 모두 연관이 있지만, 멘델리안 무작위 분석(Mendelian Randomization)을 통해 유전적 상속을 통제한 결과, 부계 영향은 거의 ‘무(無)’ 수준으로 나타났고, 반면 모계 BMI는 유전적 상속을 넘어 자녀 BMI와 일관된 관계를 보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 이 연구는 ‘유전 양육(genetic nurture)’ 개념을 강조하는데, 즉 엄마의 유전자가 아이에게 직접 유전되는 것 외에도 엄마가 형성한 생활환경, 식습관, 태도 등이 자녀의 체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 연구팀은 유전 양육 효과가 직접 유전 효과의 약 20~50% 수준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 또한, 이 영향은 특히 자녀가 사춘기 또는 청소년기에 접어들 때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분석도 포함되어 있다.

과거 연구와 한반도 자료

  • 한국의 한 연구(2004)에서는 “contemporary Korean nuclear family” 환경에서 모계 신체 지표와 식습관이 아동에게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결론을 제시한 바 있다.
  • 또한, 한국 건강영양조사 및 가족 구조 기반 연구에서는, 어머니가 과체중인 경우 아이의 과체중 확률이 상승한다는 통계적 연관이 보고되었으며, 모계 쪽 영향이 두드러졌다는 분석도 있다.

“엄마 영향이 더 크다”는 주장의 의미와 해석

직접 유전 vs 간접 유전 서비스

  • 직접 유전(direct genetic effect):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돌연변이나 유전자형이 자녀의 생리·대사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
  • 간접 유전 또는 유전 양육(genetic nurture): 부모의 유전자가 그 부모의 행동, 환경, 양육 스타일 등에 영향을 미치고, 이 환경이 자녀에게 영향을 주는 방식

앞선 연구에 따르면, 부계의 유전 영향은 대부분 아이에게 직접 유전되는 부분으로 설명되며, 부계가 환경적으로 아이의 식습관이나 생활방식을 조성하는 데까지 영향을 주었다는 증거는 약하다는 것이다. 반면 모계는 태내 환경, 임신 중 대사 상태, 모유 수유, 식습관·생활 습관 모델링 등 다양한 경로로 자녀의 체중 조절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시기별 민감성

  • 임신 전후의 모체 BMI, 임신 중 당뇨병 또는 체중 증가 정도는 태아 발달과 이후 대사 경로 설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자녀의 사춘기 및 성장기 때 이러한 영향이 누적되면서 효과가 더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계와 주의할 점

  • 이 연구들은 대부분 영국 또는 유럽 인구 중심이며, 한국·아시아 인구 특성을 반영한 대규모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 BMI는 지방과 근육량 구분이 어려운 지표라는 점에서 과체중·비만 상태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 유전 양육 효과와 직접 유전 효과를 완벽히 분리하는 것은 통계적으로 매우 어렵고, 남은 혼란 변수(confounding factor)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 “엄마 유전자가 아이 무조건 뚱뚱하게 한다”는 식의 과장된 결론으로 이어지면 책임감 전가나 모욕적 인식이 생길 수 있으며, 이는 과학적 해석에 어긋난다.

시사점 및 부모·정책에 대한 제언

  • 이 연구는 비만 예방 정책과 부모 교육 전략 설계에 의미 있는 함의를 준다. 즉, 어머니의 건강 관리, 임신 전후 체중 관리, 건강한 식습관 유지 등이 자녀의 체중 관리에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 보건 기관 및 의료계는 모체 건강 개입을 강화하고, 임신 전후 및 출산 후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모성 비만 관리 → 자녀 비만 예방 연결 사슬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 가정 내에서는 부모 모두가 함께 건강한 식습관, 운동 문화, 식생활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 어머니 중심만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건강 문화가 중요하다.
  • 앞으로는 한국인 대상 유전 및 생활환경 자료 기반 장기 추적 연구가 더 많이 나와야 하며, 유전자 검사 기술과 건강 데이터 융합 연구도 확장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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