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단 2방울 안약이 안경 필요 없게 한다? 과학이 말한다”

“하루 단 2방울 안약이 안경 필요 없게 한다? 과학이 말한다”

“하루에 안약 두 방울이면 시력이 돌아온다”는 소문이 최근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과연 이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주장일까? 실제로 최근 학계에서는 노안(presbyopia) 수술 대체 가능성을 제시하는 안약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일부 결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만능 해결책이라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 아래에서 최신 연구들을 살펴보고, 실제 적용 가능성과 한계, 주의할 점까지 정리해 본다.

1. 최신 연구 동향과 과학적 근거

노안 개선 안약: Pilocarpine + Diclofenac 조합

  • 2025년 9월, 제43차 유럽 백내장 및 굴절수술 학회(ESCRS)에서 766명의 참여자 대상 후향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에서 pilocarpine(필로카르핀)과 diclofenac(디클로페낙)을 조합한 안약을 사용한 참가자들은, 시력 검사표(Jaeger chart)에서 2~3줄 이상 향상된 근거리 시야를 보였으며, 그 효과가 최대 2년까지 지속된 경우도 보고되었다.
  • 연구팀은 하루 2회 또는 3회 사용을 권장했으며, 일부 참가자들은 1시간 만에 시야 개선이 확인되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 다만 이 연구는 후향적 관찰 연구이며, 무작위 통제시험(RCT)이 아니므로 인과관계 입증에는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FDA 승인 ‘VIZZ’ 안약: 노안 치료용 최초 승인

  • 2025년 7월, 미국 FDA는 aceclidine 기반의 안약 ‘VIZZ’를 노안(presbyopia) 치료 목적으로 최초 승인했다. 하루 1회 사용으로 최대 10시간까지 근거리 시야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임상 결과 덕분이다.
  • 임상시험 결과, VIZZ 사용자는 30분 이내에 근거리 시야가 향상되었고, 효과가 10시간가량 지속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 다만 이 약은 노안(나이가 들며 근시야가 흐려지는 상태)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된 것이지, 근시·난시·원시와 같은 굴절 이상의 근본적 교정은 아니다.

기타 시각 보호 안약 연구

  • 망막 질환이나 시력 저하 예방을 위한 펩타이드 안약 연구도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미국 NIH 연구팀은 망막 세포 보호를 위한 펩타이드 기반 안약이 동물 실험에서 시력 손실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내는 것을 확인했다.
  • 백내장 역전 가능성 등을 탐색하는 안약 연구도 임상 1/2단계 결과가 분석 중이라는 보고가 있다.

2. “안약 두 방울 → 안경 탈출” 주장, 사실일까?

위 연구를 기반으로 보면, 노안 상태에서 하루 1~2회 안약을 사용해 시야 개선 효과를 보는 것은 가능성 있는 접근이다. 특히 pilocarpine + diclofenac 조합 연구는 “하루 두 방울이면 더 선명한 근거리를 볼 수 있다”는 주장과 어느 정도 연결된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1. 적용 대상 제한
    • 현재 연구 대상은 대부분 중년 이후 노안 환자로, 어린 나운 젊은 굴절 이상(근시, 난시 등) 문제를 가진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일부 연구에서는 pilocarpine 같은 약제가 동공 수축 작용으로 인해 어두운 환경에서 시야 흐림, 눈 통증, 두통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임신 중 사용은 권장되지 않는다는 제한이 있다.
  2. 장기 안전성 미확립
    • 연구 대부분이 단기 또는 2년 이내 관찰에 기반하며, 장기간 사용 시 부작용 또는 망막 손상 위험에 대한 데이터는 제한적이다.
    • 특히 약물 과용, 상호작용, 만성 사용 시 내성 또는 조직 변화 가능성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3. 안경이나 수술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 이들 안약은 시야 보조용 또는 보조 수단이지, 근본적인 굴절 이상을 교정하는 수단은 아니다. 즉, 안경·콘택트렌즈·레이저 교정술 등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
    •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품을 “안경 보완 또는 수술 회피 옵션 중 하나”로 바라보고 있다.

공개된 연구와 FDA 승인 사례는 “하루 두 방울로 안경 없이 살 수 있다”라는 주장이 결코 근거 없는 낭설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다만 그것이 전 인류에게 적용되는 만병통치약이라기보다는, 노안에 국한된 일부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연구 단계 기술에 가깝다.

앞으로는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과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한 안전성 검증이 핵심이다.
남은 과제는 다음과 같다:

  • 다양한 연령대 및 굴절 이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확대 연구
  • 장기간 사용 시 부작용 및 조직 변화 모니터링
  • 상용화 시 가격, 접근성, 보험 적용 여부 등 실사용성 확보

이제 “안약 두 방울로 안경을 벗는다”는 문장은 완전히 허풍이라기보다, 과학이 열어가는 미래의 가능성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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