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사람이 뚱뚱한 사람보다 사망률이 높다? 저체중의 위험성과 연구 결과

마른 사람이 뚱뚱한 사람보다 사망률이 높다? 저체중의 위험성과 연구 결과

체중과 건강의 관계는 늘 관심의 대상이다. 흔히 살이 찌면 각종 성인병 위험이 커지고 수명이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여러 대규모 연구 결과는 전혀 다른 사실을 보여준다. 지나치게 마른 사람, 즉 저체중 집단이 오히려 과체중이나 경도 비만 집단보다 사망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저체중과 사망률의 연관성

세계보건기구(WHO)는 체질량지수(BMI) 18.5 미만을 저체중으로 정의한다. 정상 체중은 18.5 이상 25 미만, 과체중은 25 이상 30 미만, 비만은 30 이상이다. 여러 국가에서 진행된 역학 연구는 저체중 집단의 사망 위험이 정상 체중보다 뚜렷하게 높다는 결과를 반복적으로 보여줬다.

덴마크에서 수십 년간 8만 명 이상을 추적한 연구에서는 저체중 그룹의 사망률이 정상 체중 상단(BMI 22.5~25) 그룹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한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급성 고혈압 환자 중 저체중 환자는 정상 체중 환자보다 3년 내 사망 위험이 약 1.5배 높게 나타났다.

과체중이 반드시 위험하지는 않다

과체중이나 경도 비만은 무조건 사망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 일부 연구에서는 정상 체중과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사망률이 낮았다. 이른바 ‘비만 역설’로 불리는 현상이다. 즉 약간의 체중 여유가 특정 상황에서는 생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저체중이 위험한 이유

저체중이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으로는 영양 결핍, 근육량 부족, 면역력 약화가 꼽힌다. 체중이 지나치게 낮으면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섭취가 부족해지고 회복력도 떨어진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근감소증과 겹치면서 저체중의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

또 다른 요인은 기저질환이다. 암이나 만성질환으로 체중이 줄면서 저체중이 된 경우, 체중 자체가 원인이 아니라 질병이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경우도 많다. 연구에서는 이런 역인과 관계를 최대한 배제하려 하지만 완전히 걸러내기는 어렵다.

BMI의 한계와 주의점

BMI는 체지방과 근육의 비율을 구분하지 못한다. 같은 BMI라도 근육이 많은 사람과 체지방이 많은 사람은 건강 상태가 전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국가와 집단에서 공통적으로 저체중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인의 경우

국내 연구에서도 저체중의 위험은 명확히 드러난다. 특히 50세 이상 중장년과 고령자에서 저체중은 사망률 증가와 강하게 연결된다. 노인 인구의 경우 체중 부족은 면역 저하와 회복력 저하로 이어져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인다.

건강을 위한 올바른 체중 관리

마른 체형이 무조건 건강하다는 인식은 잘못됐다. 과체중이라고 해서 모두 위험한 것도 아니며, 적정 체중과 충분한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장수와 직결된다는 점이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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