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 되면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과일이 있다. 바로 ‘참외’다. 아삭한 식감, 시원한 단맛, 그리고 속까지 맑아지는 듯한 청량함으로 여름철 냉장고 필수 과일 자리를 지켜온 참외. 그런데 단순히 맛있어서 먹는 과일일까? 아니다. 참외는 여름철 무더위 속에서 우리 몸을 지켜주는 기능성 과일로, 그 효능이 의외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또한 대부분 생과일로만 소비되지만, 다양한 요리와 가공식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이 글에서는 참외가 여름철에 꼭 먹어야 할 과일인 이유부터, 건강에 유익한 성분, 참외 고르는 법, 보관법, 그리고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참외 요리 레시피까지 총망라해 소개한다.
참외의 제철은 5월부터 8월까지다. 특히 6~7월 사이 수확량이 집중되며 당도도 가장 높다. 국내에서는 경상북도 성주가 대표적인 주산지로, 전체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성주 참외는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으며, 껍질이 얇고 아삭한 식감에 당도가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전북 고창, 경남 밀양, 전남 나주 등에서도 품질 좋은 참외가 재배되고 있으며, 지역마다 토양과 기후 조건에 따라 당도, 식감, 향에서 차이를 보인다.
여름철 참외가 각광받는 이유는 단순히 ‘맛’ 때문만은 아니다. 무더위와 장마, 높은 습도로 인해 체내 수분이 쉽게 빠져나가고 신진대사가 떨어지는 계절에 참외는 몸속 수분을 공급하고 순환을 도와주는 데 효과적인 기능성 과일이다. 실제로 참외의 수분 함량은 약 90%에 달한다. 물만 마시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참외 한두 조각이면 갈증 해소와 동시에 당분 섭취까지 가능하다.
참외에는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고혈압 예방 및 부종 완화에 효과가 있다. 여름철 특히 다리가 잘 붓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참외는 천연 이뇨제 역할을 해준다. 또한 섬유질이 풍부해 장 운동을 도와주고 변비 예방에도 좋다. 위장 기능이 약하거나 소화력이 떨어지는 이들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는 과일이다.
피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참외 속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두 성분은 항산화 작용을 통해 자외선으로 손상된 피부를 회복하고, 피부 노화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여름철 자외선에 자주 노출되는 상황에서 자연식품만으로 피부를 지키고 싶다면 참외는 훌륭한 선택이다.
100g당 열량은 25kcal에 불과해 저칼로리 과일로 분류되며, 당 지수도 낮은 편이라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도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다. 식사 후 간식이나 저녁 시간 간단한 디저트로도 무리 없는 선택이다. 실제로 다이어트 중 참외를 과일 대용으로 먹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맛있는 참외를 고르려면 몇 가지 포인트만 기억하면 된다. 먼저 껍질이 반들반들하고 윤기가 있으며, 줄무늬가 선명하게 나 있는 것을 고른다. 눌렀을 때 단단하면서도 너무 딱딱하지 않은, 적당한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과일 끝부분이 푹 들어가 있거나 물렁한 것은 피해야 한다. 들었을 때 묵직하고 속이 꽉 찬 느낌이면 더욱 좋다.
보관은 구입 후 바로 냉장 보관하지 말고, 상온에서 하루 정도 숙성시킨 뒤 냉장 보관하는 것이 당도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자른 참외는 밀폐용기에 담아 하루 이틀 내로 섭취해야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껍질은 먹지 않지만, 영양 성분이 껍질 가까이에 집중돼 있으므로 너무 두껍게 깎지 않는 것이 좋다.
참외는 생으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요리로 활용하면 의외의 맛을 선사한다. 더위로 지쳐 식욕이 떨어질 때, 참외를 활용한 요리는 입맛을 살리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이다.
① 참외 냉국
재료: 참외 1개, 오이 1/3개, 양파 조금, 식초 2큰술, 설탕 1큰술, 소금 한 꼬집, 물 1컵, 얼음 약간
만드는 법: 참외와 오이를 얇게 썰고 양파는 채썬다. 식초, 설탕, 소금을 물에 섞어 국물을 만든 후 재료와 함께 넣는다. 얼음을 띄워 시원하게 마무리한다.
이 요리는 별다른 조리 없이도 금세 만들 수 있어 여름 저녁 반찬이나 다이어트 식단으로도 적합하다.
② 참외 김치
재료: 참외 2개, 부추 한 줌, 무 100g, 고춧가루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 약간, 액젓 1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 참외는 속씨를 제거하고 깍둑썰기한다. 부추와 무는 채썰어 소금에 절이고, 고춧가루 양념과 섞어 버무린다. 냉장고에서 반나절 숙성하면 완성.
과일 김치 특유의 달큰함과 아삭함이 조화를 이루며, 기름진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③ 참외 셔벗
재료: 참외 2개, 꿀 1큰술, 레몬즙 1작은술
만드는 법: 참외는 깍둑썰어 믹서에 간 후 꿀과 레몬즙을 섞는다.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넣고 2시간마다 포크로 긁어주면 자연 셔벗 완성.
천연 단맛으로 아이스크림보다 건강하고 칼로리도 낮아 다이어트 중에도 부담 없다.
④ 참외 샐러드
재료: 참외, 방울토마토, 리코타치즈, 견과류, 올리브오일, 발사믹식초
만드는 법: 한입 크기로 썬 참외와 토마토, 리코타치즈를 섞고 견과류와 드레싱을 뿌린다.
상큼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맛으로 여름 브런치에 제격이며,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⑤ 참외 주스
재료: 참외, 꿀, 우유(또는 두유)
만드는 법: 씨를 제거한 참외를 꿀과 함께 갈고, 우유나 두유를 추가로 넣는다.
무더운 아침 식사 대용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으며,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참외는 흔한 과일 같지만, 알고 보면 여름철 식탁을 풍성하게 만드는 팔방미인이다. 수분 보충과 해독 작용, 소화와 피부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제철 과일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간식을 넘어 일상의 필수 식재료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 지금이 가장 맛있고 신선한 시기인 만큼, 마트에서 참외를 만난다면 꼭 한두 개쯤 장바구니에 담아보자. 그리고 그냥 먹는 걸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즐겨보자. 여름은 길지 않다. 참외의 맛도, 지금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