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카페 앞에서 패딩을 꽁꽁 여미고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꼭 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두고 한국에서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 부르는데, 이제는 단순한 밈을 넘어 확실한 소비 패턴이자 하나의 생활문화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국내 커피 업계는 “겨울철에도 아이스 매출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추워도 굳이 차가운 커피를 고집할까? 전문가 분석과 심리·생리적 이유를 통해 ‘얼죽아’의 진짜 배경을 파헤쳐본다.
1. 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잘 팔리는 이유
카페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공개 자료 기준), 겨울철에도 아이스 음료 비중이 40% 전후로 유지된다. 이는 계절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2030 세대의 경우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커피의 기본값처럼 자리 잡았다.
1) 체온 조절 반응: 차가운 음료가 오히려 ‘시원한 안정감’
사람이 차가운 음료를 마시면 일시적으로 심박수가 낮아지며 ‘쿨링 효과’가 생긴다. 전문가들은 이를 심리적 안정감 효과와 연결짓는다.
→ 즉,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시원한 음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직장인·학생 등 많은 사람들이 겨울에도 아이스를 찾는 배경이다.
2) 카페인 흡수 속도
차가운 음료는 뜨거운 음료보다 위 점막 자극이 적어 부담이 덜한 느낌을 준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연구에서도 뜨거운 음료는 식도 자극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일부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깔끔하고 쓰지 않은 맛 때문에 하루 여러 잔 마시는 사람들에게 더 적합하다는 인식도 강하다.
3) 한국만의 ‘아아 문화’
한국은 음료를 빠르게 마시는 소비 문화가 강하다. 뜨거운 음료는 바로 마시기 어렵지만,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즉시 마실 수 있어 효율적이다.
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특유의 산미와 깔끔함이 한국인 입맛과 잘 맞는다는 것이 업계의 오래된 분석이다.
2. ‘얼죽아’가 트렌드가 된 사회·문화적 배경
얼죽아가 단순한 취향이 아닌 하나의 정체성처럼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1) “나는 아아파”라는 자기 표현
2030세대 문화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 ‘쿨함’·‘바빠 보임’·‘일하는 느낌’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따뜻한 라떼 대신 아아를 들고 있으면 더 활동적이고, 현대적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있다.
2) SNS와 밈 확산
‘얼죽아’라는 표현은 SNS에서 폭발적으로 쓰이며 하나의 밈(Meme)이 되었다.
밈이 되면 행위는 더 쉽게 습관으로 굳고, 카페 선택 시에도 무의식적으로 아이스를 주문하는 문화가 만들어진다.
3) 겨울철 실내 난방
현대 건물은 겨울철에도 실내 난방이 강해 오히려 아이스가 더 편하다는 소비자도 많다.
실내는 더운데 뜨거운 음료를 마시면 답답하다는 반응이 흔하다.
3. 차가운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전문가들은 적정량(성인 하루 400mg 이하 카페인) 기준으로 아이스든 핫이든 큰 차이는 없다고 말한다. 다만 아래 사항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1) 위·장 민감한 사람은 과다 섭취 주의
찬 음료는 장운동을 빠르게 하여 배탈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공복 아아는 속 쓰림을 부르는 대표적인 습관으로 꼽힌다.
2) 카페인 민감성 체크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물·얼음 비중이 높아 더 순하게 느껴지지만 실제 카페인 양은 핫과 동일하거나 더 많을 수 있다.
카페인 불면, 심박수 증가 등은 동일하게 주의해야 한다.
3) 겨울철 동상 위험? → 직접적 영향은 거의 없음
간혹 “추운데 아아 마시면 동상 온다”는 말이 돌지만 근거는 없다.
동상은 외부 체온 노출이 원인이므로 음료 온도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
4. 얼죽아 소비 패턴이 만들어낸 시장 변화
한국의 겨울은 본래 따뜻한 음료 비중이 높아지는 시기지만, 얼죽아 문화가 퍼지며 프랜차이즈 업계도 변화하고 있다.
1) 겨울 신메뉴에도 ‘아이스 버전’ 기본 제공
과거에는 겨울 한정 메뉴는 대부분 뜨거운 버전만 출시됐지만, 최근 브랜드들은 신메뉴에서도 아이스 옵션을 필수로 포함한다.
2) 얼음 관련 원가 관리 강화
아이스 음료 비중이 연중 유지되면서 브랜드들은 얼음 대량 제조·보관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구축하고 있다.
3) 테이크아웃 중심 소비 강화
겨울에도 아이스가 잘 팔리면서 차량 이동·출근길 소비가 더 활발해졌다.
특히 1인 가구 증가가 얼죽아 문화와 맞물리며 독특한 소비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5. 얼죽아는 ‘단순 취향’이 아니라 한국형 라이프스타일
겨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고집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습관’ 때문만은 아니다.
스트레스 해소, 즉시 마실 수 있는 효율성, SNS 밈 문화, 한국 실내 난방 환경 등이 모두 결합하며 얼죽아는 하나의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비중이 꾸준히 유지되는 것은 한국만의 독특한 소비문화”라고 말한다. 올 겨울도 카페 거리에는 패딩을 입고 아이스를 손에 든 얼죽아들이 넘쳐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