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냉장고에 넣으면 큰일 납니다”…전문가도 인정한 양파 오래 보관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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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는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채소다. 국, 찌개, 볶음, 무침, 심지어 고기와 함께 굽기까지. 어떤 요리에도 빠지지 않는 만능 식재료지만, 문제는 보관이다.

마트나 시장에서 3kg짜리 한 망을 저렴하게 사놓고 며칠 지나면 여기저기서 곰팡이가 피고, 물러지며, 심지어는 초록색 싹까지 돋는다. 유통기한도 명확하지 않다 보니 ‘이거 먹어도 될까?’ 고민 끝에 대부분은 쓰레기통에 들어간다. 문제는 이 과정이 반복된다는 것.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양파를 오래 보관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

대부분의 가정은 양파를 사 오자마자 냉장고에 넣는다. 무조건 시원한 곳이 신선하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습관이다. 껍질이 붙은 통양파는 냉장보관에 적합하지 않다.

양파는 수분 함량이 많고 호흡 작용이 활발한 채소다. 냉장실의 차가운 온도와 습한 환경은 양파의 수분을 응축시키고 껍질 안쪽에 곰팡이를 유발한다. 또 냉장고 속 냉기는 조직을 약하게 만들어 물러지기 쉽다. 특히 냉장고 안 다른 식재료와 밀접하게 접촉하면서 잡내까지 배기 쉽다.

냉장고 보관은 껍질을 제거하고 자른 양파, 혹은 소분한 양파에만 해당된다. 상태에 따라 보관법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양파 오래 보관하는 ‘황금 법칙’

양파는 기본적으로 통풍을 좋아한다. 그래서 가장 좋은 보관 장소는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상온이다.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바람이 솔솔 드는 곳이 이상적이다. 대표적인 예는 베란다, 다용도실, 현관 근처, 싱크대 아래 등이다. 온도는 10~20도 사이가 가장 안정적이다.

그리고 가장 좋은 보관 방법은 ‘매달아 두는 것’이다. 전통시장이나 농산물 코너에서 양파를 담아주는 망사 주머니는 단순한 포장이 아니다. 바로 최적의 보관 도구다. 양파 한 알 한 알을 서로 닿지 않게 넣고 공중에 매달면 공기가 골고루 순환돼 곰팡이나 물러짐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망이 없다면 구멍이 뚫린 바구니나 채망도 활용할 수 있다. 단, 절대 바닥에 쌓아두면 안 된다. 양파끼리 맞닿은 부위는 통풍이 잘 되지 않아 쉽게 무르고 썩는다. 아래쪽부터 무르기 시작하면서 멀쩡한 양파까지 감염시키는 ‘도미노 부패’가 일어난다.

통양파 실온 보관법 요약

  • 망사 주머니나 채망에 한 알씩 넣어 걸어두기
  • 직사광선 피하고 통풍 잘 되는 공간에서 보관
  • 온도는 10~20도 유지
  • 다른 채소, 특히 감자와는 절대 같이 보관 금지

감자와 함께 두면 안 되는 이유

많은 주부들이 감자, 마늘, 양파 등을 같은 상자에 담아두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이는 양파를 망치는 최악의 조합이다. 감자는 숙성 과정에서 에틸렌 가스를 방출하는데, 이 성분이 양파의 부패를 촉진시킨다. 또 감자는 수분을 흡수하는 특성이 있어, 주변 환경을 건조하게 만들어 양파가 빨리 말라버릴 수 있다.

양파와 감자는 무조건 떨어뜨려 보관해야 하며, 공간이 좁다면 완전히 다른 용기나 박스에 넣고 덮개를 덮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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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벗긴 양파는 냉장보관, 단 ‘밀폐’가 생명

한 번 자른 양파는 공기와 박테리아에 노출돼 빠르게 상하기 시작한다. 반드시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지만, 그냥 넣으면 냄새가 번지고 수분이 날아가 버린다. 따라서 밀폐 용기에 담아야 한다.

이때 키친타월로 표면 수분을 가볍게 닦고, 플라스틱 밀폐용기 또는 지퍼백에 보관한다. 가능한 한 공기를 최대한 빼는 것이 중요하다. 밀폐 보관해도 3일 이내 섭취가 가장 안전하며, 최대 5일까지가 한계다.

남은 양파 냉동 보관법…무조건 물기 제거 후 냉동

요리에 자른 양파가 남았을 경우에는 냉동 보관도 가능하다. 다만 생양파 특유의 아삭한 식감은 사라지므로, 볶음이나 조림 등 조리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냉동 전 필수 작업은 수분 제거다. 양파는 냉동 중 수분이 얼면서 조직이 파괴되기 때문에 물기가 있으면 냉동 과정에서 더 쉽게 무른다. 키친타월로 충분히 닦은 뒤 지퍼백이나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 보관한다. 사용 시엔 해동 없이 바로 팬에 넣어 볶는 것이 가장 좋다.

냉동 보관 시에는 약 2~3개월까지 신선도 유지가 가능하다.

양파에서 싹이 나도 먹을 수 있을까?

양파 꼭지에서 초록색 싹이 올라오면 많은 이들이 곧바로 버린다. 그러나 양파에서 자란 싹은 감자와 달리 독성이 없다. 먹어도 무방하다. 단, 싹이 나기 시작하면 양파 본체의 수분과 당분이 줄어들어 맛이 떨어지고 질감이 푸석해진다.

이럴 땐 싹을 제거한 후 요리에 사용하면 되고, 겉은 멀쩡하더라도 안쪽에 검은 곰팡이, 부패, 이물질이 보인다면 바로 폐기해야 한다.


양파 보관법 한눈에 보기

● 껍질 있는 양파
‣ 냉장 보관 X
‣ 바람 잘 통하는 서늘한 실온에 걸어두기
‣ 망사 주머니, 채망 활용
‣ 감자와는 분리

● 껍질 벗긴 양파
‣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
‣ 3일 이내 섭취 권장, 최대 5일

● 남은 양파
‣ 수분 제거 후 냉동 보관
‣ 볶음, 조림 등 조리용으로 사용
‣ 최대 2~3개월 보관 가능

● 싹 난 양파
‣ 먹어도 무방하나 식감·맛은 떨어짐
‣ 이상한 냄새나 색깔 변질 땐 폐기


양파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식재료다. 단순히 냉장고에 넣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제대로 알고 보관하면 유통기한은 물론 맛과 영양까지 지킬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양파 하나 보관할 때도 기준을 세워보자. 신선한 재료 하나가 한 끼의 품격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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