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에 소주 두 잔 넣으면 암 예방된다?”… 전문가들이 일침 놓은 이유

“밥에 소주 두 잔 넣으면 암 예방된다?”… 전문가들이 일침 놓은 이유

1. 밥 짓는 데 소주 넣는다는 ‘건강 루머’ 확산

최근 SNS와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밥 지을 때 소주 두 잔을 넣으면 항암효과가 있다”는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 주장은 “소주의 알코올 성분이 쌀의 독소를 제거하고, 항암작용을 한다”는 내용으로, 일부 유튜버나 블로그에서 ‘건강 비법’으로 소개되면서 확산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거 없는 허위 정보”라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립암센터 모두 해당 주장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

2. 사실일까? — 항암효과 주장, 과학적 근거 ‘0’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보 포털에 따르면, 소주(에탄올)는 발암물질로 분류된 알코올을 포함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미 1988년부터 알코올을 1군(Group 1)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이는 담배, 석면, 벤젠 등과 동일한 수준의 위험군이다.

즉, “소주를 넣으면 항암효과가 있다”는 말은 논리적으로도 모순된 주장이다.
오히려 알코올이 가열 과정에서 일부 증발하더라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며, 잔류량에 따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어 있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밥에 소주를 넣는다고 항암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비과학적인 행동”이라며 “오히려 불필요한 알코올 섭취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3. 왜 이런 루머가 생겼나?

소주를 조리 과정에 사용하는 문화는 과거 고기나 생선의 잡내 제거용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조리 시 소주를 소량 넣으면 냄새 제거 효과는 일부 있다.
그러나 이는 냄새 중화용 화학 반응일 뿐, 건강 효과와는 전혀 무관하다.
특히 SNS 알고리즘을 통해 자극적인 제목과 “암 예방 비법”류의 콘텐츠가 빠르게 노출되면서, ‘민간요법’이 과학처럼 포장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이○○ 교수는 “소주에 들어 있는 알코올이 쌀의 항산화 성분을 활성화시킨다는 근거는 없다”며 “오히려 에탄올은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암세포 억제와는 반대 작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4. 실제 항암 효과를 기대하려면?

항암 효과를 인정받은 식품 성분은 따로 있다.

  • 식이섬유: 대장암, 유방암 위험을 낮추는 효과. 현미, 통곡물, 채소류에 풍부.
  • 폴리페놀: 블루베리, 녹차, 자두, 포도 껍질 등에 함유되어 세포 손상 방지에 도움.
  • 설포라판: 브로콜리·케일 등 십자화과 채소에 풍부하며 항산화 효소를 활성화.
  • 리코펜: 토마토, 수박, 자몽에 들어 있으며, 전립선암 예방에 관련된 연구 결과 존재.

즉, “밥에 소주 두 잔” 대신 “현미밥과 채소 반찬”이 훨씬 과학적으로 검증된 항암 식단이다.

5. 실제 조리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농촌진흥청 식품가공연구소는 “소주를 밥물에 넣고 고온으로 가열할 경우 알코올 일부가 증발하지만, 완전 증발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즉, 밥에 은은한 알코올 냄새가 남을 수 있으며, 어린이나 임산부, 간질환자 등에게는 미량의 알코올도 유해할 수 있다.
또한, 가열 중 알코올의 증기가 순간적으로 불이 붙을 위험도 존재하기 때문에 부주의한 조리 시 화재 사고의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6. 식품의약품안전처 입장

식약처는 2025년 9월 발표한 “온라인 허위 건강정보 모니터링 결과”에서, “소주를 넣어 밥을 짓거나 반찬을 만들면 항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허위·과장 정보로 분류했다.
또한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 식품에는 ‘항암’ ‘면역 강화’ 등의 표현을 표시하거나 광고하는 것이 불법임을 명확히 했다.
따라서 이런 주장을 유포하거나 블로그·SNS에서 ‘항암 밥 레시피’로 홍보할 경우, 「식품위생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

7. 건강은 습관이지 술이 아니다

요약하자면,

  • 소주를 밥에 넣는다고 항암효과가 생긴다는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음.
  • 알코올은 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며, 잔류 시 오히려 건강에 해로움.
  • 냄새 제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건강 효과와는 무관.
  • 실제 항암 효과는 현미, 채소, 과일, 식이섬유 중심 식단에서 얻을 수 있음.

결국 “밥에 소주 두 잔”은 항암식이 아니라 위험한 루머다.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건강의 핵심은 꾸준한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이라며, 근거 없는 민간요법보다는 의학적으로 검증된 생활습관을 따를 것을 권장했다.

“밥에 소주 두 잔 넣으면 항암된다”는 말,
사실은 ‘건강’이 아니라 ‘위험’을 넣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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