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란 흰자 속 알부민, 건강의 숨은 주인공
계란을 요리할 때 노른자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 옆에 존재하는 투명한 흰자, 바로 그 안에 숨어 있는 알부민이야말로 건강을 위한 핵심 성분 중 하나다. 단백질을 보충하고, 체중을 관리하며, 혈압 조절에 이르기까지 흰자 속 알부민은 여러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흰자 속에 포함된 알부민은 전체 단백질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알부민은 엄밀히 말해 여러 종류의 단백질을 포함한 총칭이다. 대표적으로 오발부민(ovalbumin), 오보트랜스퍼린(ovotransferrin), 오보무코이드(ovomucoid) 등이 있다. 각각 기능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인체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계란 흰자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이다. 계란 하나의 흰자에는 약 3.6g의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고,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거의 없다. 때문에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이나 근육량 유지를 목표로 하는 이들에게 이상적인 식재료다. 흰자에 포함된 알부민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 구성이 완전해 체내 흡수율도 높다.
근육 성장 외에도 혈압 조절과 내장 지방 감소 효과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일부 연구에서는 알부민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가 ACE(안지오텐신 전환 효소)를 억제해 혈압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이와 함께 포만감을 높이고 체내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켜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기능도 보고된 바 있다.
특정 알부민 단백질은 항균 작용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오보트랜스퍼린은 철분과 결합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성질이 있다. 이처럼 계란 흰자는 단순한 영양 보충 식품을 넘어, 면역 체계와 체내 항상성 유지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무작정 흰자만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노른자에는 비타민 A, D, E, K와 콜린 등 지용성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어 균형 잡힌 식단을 위해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흰자를 날것으로 섭취할 경우 살모넬라 감염 위험이 있으며, 특히 알레르기 체질의 경우 흰자 속 단백질에 민감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알부민의 생리활성을 응용한 기능성 식품도 개발되고 있다. 흰자 단백질을 분해해 얻은 펩타이드 성분이 면역 조절, 항염 효과를 지닌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으며, 분말 형태의 계란 흰자 제품도 시중에 출시되고 있다.
계란 흰자는 더 이상 노른자의 곁다리가 아니다. 알부민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몸 구석구석에 작용하며 건강을 지키는 숨은 조력자다. 매일 아침 식탁 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이 작은 단백질의 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