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거리를 걷다 보면 특유의 향을 풍기는 은행나무 열매가 눈에 띈다. 노랗게 익은 은행은 구수한 맛과 독특한 식감 덕분에 오래전부터 밥상에 오르던 계절 별미다. 하지만 은행은 잘못 조리하면 쓴맛이 강하거나 영양 손실이 크기 때문에 올바른 손질과 조리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부터 가을철 은행을 안전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 방법을 정리한다.
은행 손질법
은행은 껍질과 과육에 강한 냄새가 있어 바로 요리하기 어렵다. 먼저 노란 외피를 제거한 뒤 물에 깨끗이 씻어야 한다. 과육이 손에 닿으면 피부가 가려울 수 있으므로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껍질을 벗긴 은행은 냉동 보관하면 오래 두고 사용할 수 있다.
프라이팬에 굽기
가장 간단하고 대중적인 방법은 프라이팬에 굽는 것이다. 은행을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닦고,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올린다. 중약불에서 은행이 노릇해지며 껍질이 갈라질 때까지 흔들어가며 볶는다. 겉껍질이 벌어지면 껍질을 까고 소금을 살짝 뿌려내면 고소한 술안주나 간식으로 제격이다.
은행꼬치
가을 축제나 길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은행꼬치는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은행을 살짝 데쳐 껍질을 제거한 뒤 꼬치에 꿰어 소금을 뿌리고 구우면 된다. 은은한 향과 쫄깃한 식감이 어우러져 특별한 별미가 된다.
은행밥
은행을 밥에 넣어 짓는 방법도 있다. 쌀을 씻어 평소처럼 밥을 안치고, 물을 맞춘 뒤 껍질 벗긴 은행을 10~15알 정도 넣어 함께炊으면 고소한 은행밥이 완성된다. 은행은 밥을 지을 때 터지지 않도록 살짝 칼집을 내고 넣는 것이 좋다. 은행밥은 담백한 맛이 뛰어나 가을철 입맛을 돋운다.
은행조림
은행은 간장 양념으로 조림을 해도 훌륭하다. 껍질을 제거한 은행을 간장, 설탕, 물을 섞은 양념장에 넣고 약한 불에서 천천히 조리면 반짝이는 윤기가 돌며 달콤짭짤한 조림이 완성된다. 밑반찬으로도 좋고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섭취 시 주의사항
은행은 영양이 풍부하지만 과다 섭취 시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하루 권장 섭취량은 성인 기준 약 10알 내외다. 특히 어린이는 2~3알 이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생으로 먹는 것은 위험하므로 반드시 열을 가해 조리해야 한다.
가을철 은행은 단순한 길거리 간식이 아니라 영양과 맛을 모두 갖춘 제철 식재료다. 프라이팬에 굽기, 꼬치, 밥, 조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되 섭취량만 지킨다면 계절이 주는 건강한 맛을 만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