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를 사용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컵 분량의 물이 모입니다.
맑고 깨끗해 보이는 이 물, 그냥 화분에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선택이 과연 식물 건강에 도움이 될까요?

제습기는 공기 중 수분을 응축해 물로 만듭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공기 속의 미세먼지, 곰팡이 포자, 세균까지 함께 모인다는 점입니다.
또한 제습기 내부는 항상 습기가 차 있어 세균 번식이 쉽게 일어나고,
물은 제습기 속 금속 부품과 플라스틱을 거치면서 미세 입자가 섞일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깨끗하지만, 실제로는 식물 뿌리에 좋지 않은 성분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제습기 물은 미네랄이 거의 없는 ‘연수’이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면 토양의 영양 균형이 깨지고, 칼슘·마그네슘 결핍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식물은 성장 부진이나 뿌리썩음 증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습기 물은 절대 쓰면 안 될까요?
꼭 사용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을 지켜야 합니다.
① 제습기를 깨끗하게 청소한 뒤
② 빗물이나 하루 묵힌 수돗물과 1:3 비율로 섞어 사용
③ 물을 끓여서 식힌 뒤 사용
이렇게 하면 위험 요소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능하면 빗물이나 하루 묵힌 수돗물을 권장합니다.
빗물은 자연 상태에서 식물이 흡수하는 수분과 가장 비슷하고,
수돗물은 염소 성분이 날아간 뒤 사용하면 안전합니다.
제습기 물은 ‘비상용’으로만 쓰는 것이 식물 건강을 지키는 길입니다.
깨끗해 보여도 완전히 안전하진 않은 제습기 물.
식물의 건강은 매일 주는 물 한 컵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은 제습기 물을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