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오히려 더 나빠진다?” — 무릎·허리 관절 통증, 날씨와 관계 있는 이유

“여름에 오히려 더 나빠진다?” — 무릎·허리 관절 통증, 날씨와 관계 있는 이유

한여름 무더위에 시달리는 건 사람의 체력만이 아니다. 기온이 오르고 습도가 높아지면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히 평소 관절이나 허리에 불편함이 있던 이들은 요즘 들어 통증이 심해졌다고 호소한다. 관절통은 기온이 낮을 때 더 심해지는 겨울철 질환이라는 통념과는 달리, 고온다습한 여름에도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 통증 클리닉 예약, 7~8월 급증… 여름철 관절 통증, 실제로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24년 기준 통계에 따르면, 무릎관절증(고관절 포함), 허리디스크, 오십견 등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여름철(7~8월)에도 상당히 높다. 특히 장마철과 폭염이 겹치는 시기에는 진료건수가 평월보다 평균 11~14% 증가 한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시적인 날씨 변화가 아니라, 계절적 고온다습 환경이 체내 염증반응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날씨 탓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통증 증가 현상이라는 뜻이다.

■ 고온다습한 환경, 관절을 무너뜨린다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고 습도까지 80%를 넘기면 인체 내 혈관이 확장되고, 말초혈관으로 혈류가 몰린다. 이로 인해 척추나 무릎처럼 혈류가 원활하지 않은 관절 조직에는 산소와 영양 공급이 부족해진다. 그 결과 염증반응이 활성화되고, 신경이 예민해지며 통증이 증폭된다.

또한 습한 날씨는 체내 수분 대사에 영향을 미쳐 부종을 유발한다. 관절 내부에 부종이 생기면 연골 사이 압력이 높아지고, 평소보다 작은 자극에도 큰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일부 환자의 경우에는 관절강 내 윤활액의 점도가 변화하면서 마찰이 심해지고, 운동 범위가 제한되기도 한다.

■ 허리디스크·척추협착증 환자, 장마철 특히 주의해야

특히 여름철 허리 통증 환자는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에어컨 등 냉방기기 노출로 인한 근육 수축, 또 하나는 기압변화에 따른 신경 압박 증가다. 장마철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기압이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디스크 압력이 불균형해지면서 평소보다 더 강한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척추 내부에 있는 신경이 압박을 받을 때 더 민감해지는 현상과도 관련이 깊다. 신경조직은 원래부터 압력에 민감한데,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신경 말단이 과흥분 상태로 접어들어 작은 자극에도 과도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 날씨 탓만 하지 말자… 여름철 관절통 이렇게 관리하라

  1. 수분 섭취 늘리기 — 하루 최소 1.5L 이상 물을 마시면 관절 내부의 윤활 작용을 돕고,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2. 온습도 관리 — 실내는 24~26도, 습도 5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관절통 예방에 이상적이다. 에어컨만 틀지 말고 제습기도 함께 활용하는 것이 좋다.
  3. 무릎·허리 보조기 사용 — 외출 시 관절 부위에 압박을 주지 않는 보조기를 착용하면 체중 분산 효과로 통증이 덜하다.
  4. 가벼운 스트레칭 반복 — 갑작스러운 운동보다 의자에 앉아서 다리 들기, 허리 숙이기 등 가벼운 동작을 2~3시간 간격으로 반복하는 것이 혈류 개선에 효과적이다.
  5. 찜질은 냉찜질 먼저 — 염증성 통증이 심한 초기에는 냉찜질로 혈관을 수축시켜 자극을 줄이고, 이후 온찜질로 순환을 촉진하는 방식이 적절하다.

■ 장기화되는 여름 무더위, 통증도 장기화될 수 있다

7월 말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은 33도 이상의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극심한 고온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으며, 습도 역시 80% 이상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더위가 장기화되면 단순히 컨디션 저하에 그치지 않고, 관절이나 신경계의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관절 염증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더위’로 여기지 말고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여름이라고 가벼운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보다는, 초기에 몸의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하는 것이 오히려 긴 시간을 건강하게 버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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