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세 폭탄 맞기 딱 좋은 시기” — 에어컨 써도 요금 반으로 줄이는 사람들의 비밀

“전기세 폭탄 맞기 딱 좋은 시기” — 에어컨 써도 요금 반으로 줄이는 사람들의 비밀

요즘같은 날씨엔 에어컨 없이는 살기 힘들다. 기온은 연일 35도에 육박하고, 습도까지 높아지면서 체감 온도는 40도를 넘긴다. 하지만 시원함의 대가는 가볍지 않다. 한여름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면, 가족 모두가 ‘덜 썼어야 했다’며 후회한다. 특히 올해는 누진제 완화 혜택도 사라진 상태다. 8월부터는 ‘에어컨 요금 폭탄’이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똑같이 에어컨을 틀면서도 전기요금 걱정 없이 지내는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여름을 버티고 있을까. 이들은 몇 가지 ‘진짜 실효성 있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입으로만 떠도는 허술한 절약법이 아니라, 실제 전력 효율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성된 팁들이다. 지금부터 그 핵심을 짚는다.

에어컨을 하루 종일 틀어도 요금이 별로 안 나오는 집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서큘레이터(공기순환기)와 함께 쓴다는 것이다. 에어컨의 냉기가 방 한편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순환되면서 실내 전체로 퍼지기 때문에 설정 온도를 2도 이상 높여도 체감 온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예를 들어 에어컨을 23도가 아닌 26도에 맞추고, 서큘레이터로 냉기를 퍼뜨리면 전력 사용량을 최대 15%까지 줄일 수 있다.

실외기 관리도 중요하다. 베란다에 실외기가 있는 구조라면, 더운 공기가 배출되지 않고 다시 실내로 흘러들 수 있다. 이때 서큘레이터를 실외기 쪽으로 향하게 두면 열 배출이 원활해지고 냉방 효율이 올라간다. 반대로 실외기 환기가 잘 안 되는 집은, 같은 에어컨을 써도 요금이 훨씬 더 나온다.

또 하나의 핵심은 전기 사용 시간이다. 대부분의 가정은 하루 중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시간대인 오전 11시~오후 5시에 에어컨을 계속 가동한다. 이때는 전국적으로 전력 수요가 몰리면서 실제 소비전력이 더 크게 측정된다. 반면 새벽 1시~오전 9시 사이에는 전력 수요가 낮아 상대적으로 요금 부담이 줄어든다. 즉, 가능하다면 전기를 피크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쓰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요금 절약 효과가 있다.

대기전력 차단도 간과하면 안 된다. 전자레인지, 정수기, 공유기, TV 같은 가전은 꺼져 있어도 계속 전기를 먹는다. 이를 막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스마트플러그다. 이 장비는 스마트폰 앱으로 가전제품의 전력 소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타이머로 자동 전원 차단까지 가능하다. 한 번 세팅만 하면 매달 1만 원 이상 전기요금이 줄어드는 집도 있다.

냉장고는 여름철 가장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가전이다. 하지만 똑같은 냉장고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력 소모가 천차만별이다. 음식물 간격을 확보해 공기가 잘 흐르도록 하고, 뜨거운 음식을 넣지 않으며, 문 여닫는 횟수를 줄이면 냉장고의 불필요한 전기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세탁기는 모아서 한 번에 돌리는 게 기본이다. 물 온도를 찬물로 설정하고, 탈수 강도는 중간 이하로 조정하면 전력과 수도 사용량이 동시에 줄어든다. 특히 여름에는 햇볕이 강하므로 자연 건조만으로도 충분하다. 굳이 건조기를 가동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런 모든 방식을 실천한 1~2인 가구의 실제 사례를 보면, 에어컨 하루 5시간 사용 기준으로 월 2만원 넘게 요금을 줄인 경우도 있다. 4인 가족의 경우엔 절감 효과가 더 크다.

전기요금을 낮추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이 세 가지부터 체크하라.

■ □ 에어컨 설정온도 26도 이상 + 서큘레이터 병행
■ □ 대기전력 차단용 스마트플러그 설치
■ □ 낮 11시~5시 피해서 전기 가동 시간 분산

무조건 덜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똑같이 시원하게 지내면서도 요금을 줄이는 법은 분명히 있다. 이 여름, 가전제품을 잘 쓰는 것이 곧 재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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