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 상차림이나 남도 음식 이야기가 나올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굴비다. 그러나 식당 메뉴판이나 온라인 쇼핑몰을 보면 ‘보리굴비’와 ‘참굴비’가 나란히 등장하며 혼동을 낳는다. 두 음식은 같은 굴비에서 출발하지만, 만드는 방식과 먹는 목적, 맛의 성격이 분명히 다르다. 차이를 정확히 이해해야 가격과 품질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굴비의 출발점은 같다
굴비는 조기(참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저장식품이다. 과거 냉장 시설이 없던 시절, 조기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식이며, 엮어서 말린 모습에서 ‘굴비’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기까지는 보리굴비와 참굴비가 동일하다. 차이는 이 다음 과정에서 갈린다.
참굴비는 ‘원형 그대로의 굴비’다
참굴비는 조기를 소금에 절여 자연풍으로 건조한 전통 굴비를 의미한다. 보리나 다른 곡물과의 추가 숙성 과정이 없으며, 말리는 기간과 염도 조절이 품질을 좌우한다. 제대로 만든 참굴비는 비린내가 거의 없고, 구웠을 때 살이 단단하면서도 고소하다.
특히 전남 영광 지역에서 생산되는 참굴비는 염도 관리와 해풍 건조로 유명하다. 크기와 마릿수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며, 명절 선물용으로는 크기와 형태의 균일성이 중요하게 평가된다.
보리굴비는 숙성 음식이다
보리굴비는 이미 만들어진 참굴비를 다시 보리 속에 묻어 장기간 숙성시킨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보리가 주재료가 아니라 ‘숙성 매개체’라는 사실이다. 보리는 습도와 온도를 완만하게 유지해 굴비가 천천히 숙성되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굴비 속 단백질이 분해되며 감칠맛이 깊어지고, 염도가 부드러워진다. 그래서 보리굴비는 그대로 굽기보다는 찌거나 데운 뒤 물에 말아 먹는 방식으로 소비된다. 여름철 별미로 알려진 이유도 염분 자극이 적고, 차갑게 먹어도 풍미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맛과 식감의 차이는 명확하다
참굴비는 ‘구이용’에 가깝다. 불에 올리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단단하며, 짠맛과 고소함이 중심을 이룬다. 반면 보리굴비는 ‘숙성미’가 핵심이다. 살이 부드럽고 짠맛이 둔화돼 밥이나 물과 함께 먹기 좋다. 같은 굴비라도 조리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된다.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
보리굴비가 참굴비보다 비싼 경우가 많은 이유는 단순히 보리가 들어가서가 아니다. 숙성 기간이 길고, 중간에 변질을 막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시중에는 숙성 기간이 짧거나 보리 향만 입힌 ‘유사 보리굴비’도 존재한다.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다면 숙성 방식과 기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보리굴비와 참굴비, 용도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 구분 | 보리굴비 | 참굴비 |
|---|---|---|
| 기본 개념 | 보리 속 장기 숙성 | 전통 건조 굴비 |
| 맛 성향 | 부드럽고 감칠맛 깊음 | 짭짤하고 고소함 |
| 조리 방식 | 찜·데침·물말이 | 직화·프라이팬 구이 |
| 계절 활용 | 여름철 별미 | 사계절 반찬·명절 |
| 가격 형성 | 숙성 기간에 따라 고가 | 크기·마릿수에 따라 차이 |
구매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기준
보리굴비를 고를 때는 숙성 기간, 염도, 조기의 원산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굴비의 경우 크기보다 살의 탄력과 색이 더 중요하다. 지나치게 검거나 마른 느낌이 강하면 과도한 건조 가능성이 있다. ‘국산 조기’라는 문구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생산 방식과 보관 상태를 함께 살펴야 한다.
같은 굴비, 다른 음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보리굴비와 참굴비는 우열의 관계가 아니다. 조리 목적과 식문화에 따라 역할이 다를 뿐이다. 구워 먹을 반찬을 찾는다면 참굴비가 맞고, 여름철 밥상에서 부담 없이 즐길 별미를 원한다면 보리굴비가 적합하다. 이름만 보고 선택하면 실망할 수 있지만, 차이를 알고 고르면 만족도는 확실히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