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 없는 자유시장 확대…소비자 선택권은 늘고 알뜰폰 시장은 긴장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자급제폰 이용자를 위한 ‘무약정 요금제’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통신사의 약정과 보조금 중심이던 시장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제 단말기와 요금제를 완전히 분리해 자유롭게 선택하는 흐름으로 이동 중이다.
업계는 “약정 없는 통신요금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며 “요금제 자율화가 시장 경쟁의 새 국면을 맞고 있다”고 평가한다.
■ 자급제폰 확산이 만든 ‘무약정’ 시장
자급제폰은 제조사나 오픈마켓을 통해 단말기를 직접 구매한 뒤, 통신사 약정 없이 원하는 요금제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과거엔 대리점에서 단말기 보조금과 24개월 약정이 결합된 형태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약정에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요금제를 변경·해지할 수 있는 ‘무약정’ 구조를 선호하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중 자급제 단말기 이용률은 30%를 넘어섰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구매와 비대면 개통이 늘면서, 통신사들은 자급제폰 전용 무약정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무약정 요금제 전략
세 통신사는 각자 온라인 중심의 전용 브랜드를 내세워 무약정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 SK텔레콤 – ‘에어(AIR)’ 요금제
SK텔레콤은 자급제폰 전용 브랜드 ‘에어(AIR)’ 를 통해 6가지 요금 구간을 출시했다.
앱을 통해 가입부터 해지까지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으며, 만보기와 밸런스게임 등 참여형 서비스로 포인트를 적립해 요금 납부나 상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포인트 적립 한도를 월 최대 7,500포인트까지 늘리며 젊은 소비자층을 적극 공략 중이다.
● KT – ‘요고(YouGo)’ 시즌2
KT는 자급제 고객 전용 무약정 요금제 ‘요고 시즌2’ 를 선보였다.
약정이 없는 대신 OTT·음악·전자책 등 콘텐츠 구독 서비스와 연계해 포인트를 제공하며,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배달의민족 등 생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혜택을 월 최대 1만2천원까지 지원한다.
또한 요금제 변경이 자유로워 단기 이용자나 비정기 사용자에게 유리하다.
● LG유플러스 – ‘너겟(NUGGET)’ 시리즈
LG유플러스는 젊은 세대 중심의 무약정 브랜드 ‘너겟(NUGGET)’ 을 확대 운영 중이다.
현재 18종의 요금제를 운영하며, 19~34세 가입자에게는 월 30GB의 데이터를 추가 제공한다.
신혼부부 전용 ‘너겟 라이트’ 요금제를 새로 출시해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라인업을 다각화했다.
■ 무약정 요금제가 주는 소비자 혜택
무약정 요금제는 약정에 묶이지 않는 자유로움이 핵심이다.
- 위약금 부담이 없다.
해지 시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아 이동성과 유연성이 높다.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하거나 요금제를 바꾸는 것도 자유롭다. - 단말기 선택이 자유롭다.
소비자가 직접 스마트폰을 구매하므로 통신사 보조금 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최신 스마트폰부터 중저가 단말기까지 선택 폭이 넓다. - 요금 구조가 단순하다.
약정할인이나 보조금 계산이 필요 없으며, 대부분 비대면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 데이터·포인트 혜택 중심의 실속형 구성.
통신사들은 포인트 적립, 데이터 추가, 제휴 포인트 제공 등 실질적 혜택을 앞세우고 있다.
■ 시장 변화 – 알뜰폰과의 경쟁 본격화
통신3사의 무약정 요금제는 기존 알뜰폰(MVNO) 시장의 경쟁 구도를 흔들고 있다.
그동안 알뜰폰은 약정이 없고 저렴한 요금이 장점이었지만,
통신3사가 비슷한 형태의 무약정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가격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약정이 없는 자유 요금제가 통신사 선택의 표준이 될 것”이라며
“알뜰폰은 단순 저가 전략을 넘어 서비스 차별화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온라인 개통 중심의 무약정 요금제 확산으로 대리점 의존도가 줄면서
통신 유통 구조도 ‘비대면·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앱에서 요금제 변경, 멤버십 관리,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점
무약정 요금제는 자유롭지만, 가입 전 확인해야 할 조건도 있다.
첫째, 보조금과 선택약정할인(25%)은 적용되지 않는다.
약정이 없다는 것은 할인제도가 배제된다는 의미다.
둘째, 일부 혜택은 한시적으로 제공된다.
포인트 적립이나 추가 데이터 제공 등은 특정 기간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셋째, 단말기 비용은 소비자 부담이다.
자급제폰은 통신사 할부가 없기 때문에 초기 구매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단말기 구매비용과 요금제 혜택을 종합적으로 비교해야 진정한 ‘가성비’를 확보할 수 있다.
■ 요금제 자유화, 통신시장의 새 전환점
자급제폰과 무약정 요금제의 결합은 단순한 프로모션을 넘어 통신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평가된다.
통신사는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는 약정과 위약금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됐다.
결국 이번 변화는 ‘소비자 주도형 시장’으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향후 통신3사는 무약정 요금제 혜택 경쟁을 더욱 강화하고,
데이터·콘텐츠·멤버십 연계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급제폰 이용이 늘어남에 따라 단말기 제조사와 온라인 유통 플랫폼 간 협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요금제의 패러다임이 ‘약정에서 자유로움’으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는 단순히 요금이 아닌, 서비스 가치와 혜택 중심으로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