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여름, 에어컨 없이는 버티기 힘들지만 전기세 폭탄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떠오르고 있다. 바로 ‘서큘레이터’ 이야기다. 이름만 들으면 단순한 선풍기 같지만, 이 작은 기기가 만들어내는 시원함은 기대 이상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전기세 부담도 적어 ‘가성비 냉방’의 끝판왕으로 불리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에어컨 안 켜도 시원해서 잠이 잘 온다”, “전기세 1만 원도 안 나왔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서큘레이터는 기본적으로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기기다. 천장을 향해 공기를 밀어 올리고, 다시 아래로 내려보내면서 실내 온도를 고르게 만든다. 특히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면 냉방 효율이 급상승한다. 그러나 요즘엔 에어컨 없이도 단독으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강력한 회전력과 직진성 바람 덕분에 한 지점에만 머무는 일반 선풍기와 달리, 방 전체를 순식간에 시원하게 만든다.
시중에 나와 있는 서큘레이터는 가격대도 다양하다. 저가형은 3만 원 안팎, 고급형은 10만 원을 넘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냉방 효과만 본다면 5만 원 이하 제품으로도 충분하다. 실제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중소기업 제품이 인기다. 브루노, 보국, 한경희, 일렉트로맨 등의 브랜드는 실사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무엇보다 서큘레이터의 진가는 ‘절전 효과’다. 평균 소비전력이 50W 수준이라, 에어컨 (약 1,000W) 에 비하면 약 20분의 1 수준이다. 하루 종일 틀어도 전기세가 부담되지 않는다. 여기에 타이머 기능, 회전 각도 조절, 리모컨 제어 기능까지 갖춘 제품도 많아 사용자 편의성도 뛰어나다.
실제로 전기세 고지서를 받아든 사람들의 후기는 현실감 넘친다. 한 소비자는 “작년 여름에는 에어컨 하루 5시간 돌려서 월 전기세 12만 원 나왔는데, 올해는 서큘레이터만 써서 3만 원대로 줄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창문만 열어놓고 서큘레이터 틀면 바람이 순환되면서 자연 바람처럼 시원해진다”며 “에어컨 없어도 여름을 충분히 날 수 있다”고 했다.
서큘레이터는 공간 효율성도 높다. 크기가 작고 무게도 가벼워 이방 저방 옮겨 쓰기 좋다. 벽걸이형, 탁상형, 스탠드형 등 다양한 형태가 있어 원하는 공간에 따라 고르기도 쉽다. 특히 원룸, 자취방, 어린이방처럼 작은 공간에서는 서큘레이터 하나만으로도 실질적인 체감 온도 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
에어컨 바람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도 서큘레이터는 최적의 선택이다. 에어컨은 냉방병, 건조함, 안구 자극 등의 부작용을 동반하지만, 서큘레이터는 자연풍에 가까운 바람으로 이런 우려가 적다. 특히 어린 자녀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에서는 바람 방향과 세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건강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최근에는 냉풍기와 서큘레이터의 기능을 결합한 제품도 눈길을 끈다. 물을 넣으면 미세한 냉기를 더해주며 체감 온도를 2~3도 낮춰주는 효과가 있어, 더위를 많이 타는 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다만 냉풍기형 제품은 물 관리와 필터 청소 등 유지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에서도 관련 제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6월 말부터는 ‘서큘레이터 특가전’ ‘에어컨 대체 냉방기기 추천템’ 등의 키워드로 연관 상품을 묶은 기획전도 대거 등장했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전기세 절약, 건강관리, 친환경 냉방이라는 다중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서큘레이터를 처음 구매할 때는 몇 가지 포인트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풍량 조절이 세분화돼 있는지, 회전 범위가 넓은지, 분리 세척이 가능한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BLDC 모터를 적용한 저소음 제품도 늘고 있어 소음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서큘레이터는 바람을 멀리 보내는 것이 목적이므로, 단순히 바람 세기보다는 ‘풍속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냉방 기기를 고를 때 ‘1도 낮추는 데 들어가는 전력비용’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는 게 유용하다고 말한다. 이 기준에서 보면 서큘레이터는 가장 효율적인 선택지 중 하나다. 특히 최근 전기요금이 단계적으로 인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난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여름을 앞두고 서큘레이터는 ‘서브 냉방기기’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주인공 자리를 꿰차고 있다. 실제로 ‘에어컨 없이 잘 자는 법’을 검색해보면 서큘레이터 활용법이 가장 많이 언급된다. 창문을 열고 대각선 방향으로 서큘레이터를 틀어 공기를 돌리는 방식은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이 방법만 잘 활용해도 온열질환 걱정 없는 여름밤을 만들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전기세 폭탄 맞을까 봐 에어컨도 못 켠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 서큘레이터 하나로 충분하다. 싸고, 시원하고, 전기세도 안 나오는 여름 나기 비법. 올여름 가장 핫한 냉방템으로 자리 잡은 서큘레이터, 아직도 없다면 지금이 바로 장만할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