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경을 맞출 때 렌즈 가격이 제각각인 이유 중 하나는 ‘압축율’ 때문이다.
매장에서 흔히 듣는 “1.60, 1.67, 1.74 렌즈”라는 말이 바로 렌즈의 굴절률이며, 이것이 ‘압축 렌즈’의 핵심이다.
겉보기엔 단순한 유리 조각 같지만, 이 숫자 하나에 시야의 선명함과 착용감, 심지어 얼굴형까지 달라진다.
오늘은 ‘안경 렌즈 압축’의 정확한 의미와 선택 기준을 정리해본다.
1. ‘렌즈 압축’이란 무엇인가
안경 렌즈는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정확한 상을 맺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굴절률(Refractive Index)**이 높을수록 빛을 더 많이 꺾을 수 있으므로,
같은 도수라면 렌즈를 더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을 흔히 ‘렌즈를 압축한다’고 부른다.
즉, 압축이란 단순히 물리적으로 렌즈를 깎는 것이 아니라,
빛의 굴절 효율을 높이는 재질을 사용해 두께를 줄이는 기술적 개념이다.
2. 굴절률에 따른 렌즈 분류
일반적으로 안경 렌즈는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 1.50 (일반 렌즈) : 기본형. 가격이 저렴하지만 두껍고 무겁다.
- 1.60 (중간 압축) :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 얇고 가벼워 대부분의 시력 교정에 적합하다.
- 1.67 (고압축) : 고도근시(−6.00디옵터 이상)에게 추천된다. 두께가 확 줄어 미관이 좋다.
- 1.74 (초고압축) : 최고급형. 매우 얇고 가볍지만 가격이 높고 내구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굴절률이 높을수록 렌즈가 얇아지지만, 동시에 내부 반사와 왜곡이 증가할 수 있어
코팅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
3. 왜 ‘압축 렌즈’가 필요한가
근시가 심한 사람은 일반 렌즈로 제작할 경우
렌즈 가장자리가 두꺼워지고, 무게가 늘며, 안경 착용 시 눈이 작아 보이는 현상이 생긴다.
이런 시각적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압축 렌즈를 사용한다.
압축 렌즈는 같은 도수에서도
- 테 안쪽에서 덜 튀어나오고
- 안경의 전체 무게 중심이 안정되며
- 얼굴형이 깔끔하게 유지된다.
특히 사무직처럼 장시간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이나
디자인 안경, 메탈테처럼 얇은 프레임을 쓰는 사람에게는 필수적이다.
4. 재질의 차이 – 유리 vs 플라스틱
과거에는 유리 렌즈가 주로 쓰였지만, 현재는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나
MR-8, MR-10 같은 고분자 플라스틱이 주류다.
- 유리 렌즈 : 스크래치에 강하지만 무겁고 충격에 약하다.
- 플라스틱 렌즈 : 가볍고 안전하지만, 코팅 품질에 따라 내구성이 달라진다.
압축률이 높을수록 소재의 밀도가 올라가지만,
플라스틱 특유의 가벼움 덕분에 장시간 착용 시 피로도가 훨씬 적다.
5. 압축률이 높을수록 좋은 걸까?
많은 소비자가 “가장 얇은 렌즈가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무조건 고압축이 정답은 아니다.
굴절률이 지나치게 높으면
- 빛의 왜곡이 심해져 시야 주변부가 흐릿하게 느껴질 수 있고
- 내부 반사가 많아 눈부심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저도수(−3.00 이하) 사용자는 고압축 렌즈를 써도 두께 차이가 크지 않다.
즉, 도수에 맞는 최적의 압축률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00 ~ −3.00 → 1.56~1.60
- −3.00 ~ −6.00 → 1.60~1.67
- −6.00 이상 → 1.67~1.74
6. 렌즈 코팅의 중요성
압축률이 높을수록 빛의 반사가 강해지기 때문에
코팅 품질이 시야의 선명도를 좌우한다.
대표적인 코팅 종류는 다음과 같다.
- AR(무반사 코팅) : 눈부심 감소, 야간 운전 시 필수
- 하드 코팅 : 스크래치 방지
- UV 코팅 : 자외선 차단
- 블루라이트 차단 코팅 : 스마트폰·모니터로부터 눈 보호
고압축 렌즈를 사용할 경우,
AR+하드 코팅은 사실상 필수 사양이다.
7. 프레임과의 조합
렌즈 두께는 압축률뿐 아니라 프레임 형태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 풀테 프레임은 두꺼운 렌즈도 자연스럽게 감출 수 있다.
- 하프림·무테 안경은 렌즈 가장자리가 그대로 드러나므로,
고도근시라면 최소 1.67 이상의 고압축 렌즈가 필요하다.
또한 렌즈 직경이 커질수록 가장자리 두께가 두꺼워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얼굴형에 맞는 작은 렌즈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8. 브랜드별 렌즈 특징
시장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고압축 렌즈가 출시되어 있다.
- HOYA(호야) : 일본 브랜드, 왜곡이 적고 선명도 우수
- ZEISS(자이스) : 독일 브랜드, 정밀 광학 분야에서 최고 수준
- ESSILOR(에실로) : 프랑스 브랜드, 누진다초점 분야 강세
- KODAK, 니콘, 시그니아 등도 중상급 렌즈 시장에서 꾸준한 점유율을 보인다.
브랜드 간 품질 차이보다 렌즈 설계와 개인 시력 조건에 맞춘 피팅이 더 중요하다.
9. 전문가의 조언 – ‘얇기’보다 ‘밸런스’
렌즈를 고를 때는 단순히 압축률 숫자만 볼 게 아니라,
도수, 프레임, 착용 시간, 얼굴형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초고압축보다는 **시야 왜곡이 적은 중간 압축 렌즈(1.60~1.67)**가 더 편안하다.
렌즈를 얇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야 안정성과 눈의 피로를 줄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큰 만족도를 준다.
같은 ‘−6.00’ 도수라도 렌즈 선택에 따라
안경의 무게, 착용감, 인상까지 달라진다.
‘압축’은 단순한 옵션이 아니라,
시야의 질과 얼굴의 이미지까지 바꾸는 정밀한 선택이다.
안경을 새로 맞출 계획이라면, “몇 압축 렌즈로 할까요?”라는 질문에
이제는 숫자보다 ‘나에게 맞는 굴절률’을 말할 줄 아는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