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로 입맛이 떨어지는 요즘, 부드럽고 따뜻한 반찬 하나가 밥상을 살린다. 그중에서도 계란찜은 준비 시간도 짧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반찬이다.
조리법은 간단해 보이지만,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수분이 날아가거나 폭신한 식감이 망가져 실망하기 쉽다. 하지만 몇 가지 기본 원칙만 지키면 누구나 집에서 촉촉하고 탱글한 계란찜을 만들 수 있다.
계란찜의 핵심은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계란과 물(또는 육수)의 비율을 1:1.5로 맞추는 것이 가장 실패 확률이 적다. 예를 들어 계란 3개를 사용할 경우, 물은 약 270ml가 적당하다. 물 대신 멸치 육수나 다시마 육수를 사용하면 감칠맛이 배가된다. 여기에 소금 1/2작은술을 넣고 간을 맞춘 뒤, 기호에 따라 다진 파, 당근, 새우살, 김가루 등을 추가하면 식감과 풍미가 더욱 살아난다.
조리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가장 정석적인 방법은 냄비나 뚝배기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계란물을 부은 용기를 중약불에 올려 은근하게 10~12분간 익히면 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뚜껑을 덮고 절대 중간에 열지 않는 것이다. 너무 센 불로 조리하면 겉면은 익고 속은 덜 익을 수 있어 반드시 중불 이하에서 천천히 익히는 것이 핵심이다. 계란찜 위로 기포가 거의 없이 몽글몽글한 형태가 만들어지면 완성이다.
간편함을 원한다면 전자레인지도 훌륭한 대안이다.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계란물과 재료를 섞어 넣고 랩을 씌우거나 뚜껑을 살짝 덮은 채 700W 기준 약 2분 30초간 가열한다. 중간에 한 번 꺼내 저어준 뒤, 다시 2분 30초 정도 추가로 돌리면 촉촉한 전자레인지 계란찜이 완성된다. 용기의 깊이에 따라 가열 시간은 조금씩 조절하는 것이 좋다.
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계란을 곱게 풀어 체에 한 번 걸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알끈이 제거되고 기포가 줄어들어 더 고운 질감이 살아난다. 완성된 계란찜 위에는 깨소금이나 참기름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 마무리하면 더욱 고소하다.
남은 계란찜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 뒤, 전자레인지로 1분가량 데우면 다시 따뜻하게 즐길 수 있다. 단, 재가열 시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랩을 씌우는 것이 좋다.
계란찜은 정성이 많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집밥의 정서’를 듬뿍 담고 있는 음식이다. 물과 계란의 황금비율만 기억하고 조리 온도를 신경 쓴다면, 집에서도 식당 못지않은 부드럽고 촉촉한 계란찜을 손쉽게 완성할 수 있다.
하루 한 끼, 따뜻한 계란찜 한 그릇이면 가족 모두의 식탁이 한결 든든해진다.
■ 실전 팁
- 물의 온도: 너무 차가운 물은 계란찜을 덜 익히거나 덩어지게 만들 수 있다. 미지근한 물 또는 육수를 사용할 것.
- 불 조절: 센 불은 피하고 중약불 이하에서 천천히 조리해야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난다.
- 전자레인지 조리 시 용기 선택: 깊은 용기는 덜 익을 수 있으므로, 평평하고 넓은 용기가 적합하다.
- 보관 및 재가열: 남은 계란찜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 후, 전자레인지로 1분 정도 데우면 재활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