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무선청소기 ‘파스칼 단위’ 표시 논란…한국소비자원 “개선 필요”

중국산 무선청소기 ‘파스칼 단위’ 표시 논란…한국소비자원 “개선 필요”

한국소비자원이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함께 국내 유통 중인 무선청소기 10종을 대상으로 최대흡입력을 시험하고 표시·광고 내용을 검증한 결과, 일부 중국산 제품이 흡입력을 나타내는 것처럼 파스칼(Pa) 단위를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결과는 9월 18일 공식 발표된 내용으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무선청소기 성능 시험 대상과 평가 방법

이번 조사는 삼성전자, LG전자, 다이슨, 아이닉, 아이룸, 샤오미, 디베아, 드리미, 로보락, 틴도우 등 총 10개 브랜드 무선청소기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국제표준 기준에 따라 최대흡입력을 와트(W) 단위로 측정했으며, 제품별 광고와 표시된 성능 수치가 실제 시험 결과와 일치하는지 여부를 점검했다.


무선청소기 시험 결과 요약

시험 결과, 국산 브랜드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은 최대 280W 이상의 흡입력을 기록하며 표시된 성능을 충족했다. 다이슨과 일부 수입 제품은 ‘에어와트(AW)’ 단위를 사용했는데, 드리미 제품은 표시된 150AW보다 실제 성능이 약 80% 수준에 그쳤다.

반면 중국산 무선청소기 6개 제품(로보락, 샤오미, 아이닉, 아이룸, 디베아, 틴도우)은 ‘파스칼(Pa)’ 단위를 흡입력처럼 표시했다. 실제 시험 결과는 58W~160W 수준에 불과했으며, 예를 들어 로보락은 72W, 샤오미는 82W로 측정돼 표시와 체감 성능 간 차이가 드러났다.

전체 10종 중 단 3개 제품만이 표시 성능을 실제 시험에서 충족했으며, 나머지 대부분은 과장되거나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는 단위 사용 사례로 확인됐다.


왜 파스칼 단위가 문제인가

파스칼은 진공도를 나타내는 물리 단위로, 흡입력과 직접적으로 동일하지 않다. 청소기의 흡입력은 공기 흐름, 흡입구 구조 등 다양한 요소가 종합적으로 작용해야 측정되는데, 단순히 진공도를 강조하면 소비자는 수치가 클수록 흡입력이 강력하다고 착각하기 쉽다.

따라서 와트(W)나 에어와트(AW)가 실제 흡입 성능을 비교하기에 더 적합한 기준이며, 국제적으로도 청소기 성능 표시에 권장되는 단위다.


한국소비자원의 권고와 제도적 대응

한국소비자원은 중국산 제품을 포함한 8개 수입업체에 대해 흡입력 수치와 단위 표시 방식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국가기술표준원은 국제표준을 반영한 국가표준(KS)을 내년 초까지 제정해, 소비자가 제품 간 흡입력을 와트 단위로 통일해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는 무선청소기를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및 청소 성능 표시 의무 품목으로 지정해 소비자에게 더 투명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검토를 요청했다.


소비자에게 주는 의미

이번 조사 결과는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성능 표시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단위 선택에 따라 소비자가 제품 성능을 잘못 이해할 수 있으며, 가격 대비 성능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국산 제품은 와트 단위를 사용해 비교적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지만, 중국산 제품은 파스칼 단위를 활용해 수치가 크게 보이도록 표시한 경우가 많았다. 이는 소비자 선택을 왜곡할 수 있어 향후 제도적 규제와 표준화가 필요하다.


결론

중국산 무선청소기 ‘파스칼 단위’ 표시 논란…한국소비자원 “개선 필요”

무선청소기 흡입력은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한국소비자원의 이번 발표는 단위 사용과 성능 표시의 투명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앞으로 국가표준 제정과 표시 의무 강화가 시행되면, 소비자는 더 명확한 기준으로 제품을 비교하고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선청소기를 구매할 때는 흡입력 수치뿐 아니라 단위가 무엇인지 꼼꼼히 확인해야 하며, ‘파스칼(Pa)’보다는 와트(W)나 에어와트(AW) 단위가 실제 성능 비교에 더 적합하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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