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식탁과 분식집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 중 하나가 바로 어묵이다. 뜨끈한 국물에 넣어 먹거나, 떡볶이와 함께 곁들이는 등 남녀노소 모두 즐겨 찾는다. 그런데 이 친숙한 음식은 흔히 ‘어묵’과 ‘오뎅’ 두 가지 이름으로 불리며 혼란을 준다. 과연 어떤 표현이 맞을까?
어묵, 표준어의 정식 명칭
사전에 등록된 표준어는 **어묵(魚墨)**이다. 문자 그대로 풀면 ‘물고기를 갈아 만든 음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어묵을 표준어로 규정하고 있으며, 방송·신문 등 공적인 자리에서는 어묵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즉, 한국어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을 따를 때 정식 표현은 어묵이 맞다. 교육 자료나 식품 포장지에서도 점차 어묵이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오뎅, 일본어에서 비롯된 표현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흔히 쓰는 ‘오뎅’은 일본어 **おでん(오뎅)**에서 온 말이다. 일본에서 ‘오뎅’은 어묵만을 뜻하지 않는다. 무, 곤약, 달걀, 두부 등 다양한 재료를 국물에 넣어 끓여 먹는 전골 요리를 가리킨다. 이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 중 어묵이 가장 대중적이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오뎅=어묵’으로 굳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외래어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의미가 축소·변형된 사례다. 언어 순화 차원에서 보면 오뎅은 바른 표현이 아니다.
왜 두 단어가 혼용될까
1950~60년대 분식 문화가 퍼지던 시기, 일본식 표현이 자연스럽게 한국 사회에 유입됐다. 당시 포장마차나 분식집에서는 ‘오뎅탕’, ‘오뎅국’ 같은 표현이 널리 쓰였고, 이후 세대에서도 관습처럼 굳어진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표준어 사용을 강조하는 움직임에 따라 방송과 교과서에서는 어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여전히 일상 회화나 가게 간판에서는 오뎅이 친숙하게 쓰인다.
표준어 정착을 위한 변화
- 식품 업계: 대형 식품 제조업체들은 제품명을 ‘어묵’으로 교체해 사용하고 있다.
- 공공기관: 국어 순화 차원에서 공문서와 교육 자료에서는 어묵이라는 표현만 사용한다.
- 대중 문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표준어 사용을 의식해 어묵이라는 단어가 점차 늘고 있다.
정리
- 어묵: 표준어. 공식적이고 올바른 표현.
- 오뎅: 일본어에서 온 외래어. 일상적으로는 쓰이지만 공식 자리에서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어묵이 맞는 말”이지만, “오뎅은 여전히 생활 속에서 통용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어의 정체성과 순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표준어인 어묵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다만 문화적 습관과 언어 사용 현실을 고려할 때, 오뎅이라는 단어가 당분간 일상에서 사라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