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탕은 오랫동안 단맛의 대표 주자였지만, 비만·당뇨·심혈관 질환 위험과 직결되면서 대체재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 흐름 속에서 ‘제로 칼로리’, ‘무설탕’이라는 문구를 내세운 음료와 가공식품은 이제 일상이 됐다. 그 중심에 자리 잡은 것이 바로 인공감미료다. 특히 슈크랄로스와 아스파탐은 사용 빈도와 소비자 관심이 높아 항상 비교 대상에 오른다. 두 감미료는 모두 설탕보다 훨씬 강한 단맛을 내지만, 구조와 특성, 안전성 논란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슈크랄로스는 1976년 영국 퀸엘리자베스 대학 연구팀이 새로운 살충제를 개발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 설탕 분자에 염소를 결합해 만든 합성 감미료로, 설탕보다 약 600배 강한 단맛을 낸다. 체내 흡수율은 15% 미만이고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칼로리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열에 강하고 화학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제과, 제빵, 가열 요리에 사용해도 단맛이 유지된다. 단백질 보충제, 다이어트 음료, 제과류 등 가공식품 전반에 활용도가 높다.
아스파탐은 1965년 미국에서 한 화학자가 위궤양 치료제 후보 물질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아스파르트산과 페닐알라닌이라는 아미노산이 결합한 화합물로, 설탕의 약 200배 강한 단맛을 낸다. 단맛의 질감은 설탕과 유사해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아스파탐은 열에 불안정해 고온에서 단맛이 쉽게 분해된다. 따라서 제빵이나 장시간 조리보다는 탄산음료, 저칼로리 젤리, 껌 등 가열하지 않는 식품에 주로 쓰인다.
두 감미료의 가장 큰 차이는 대사 과정이다. 슈크랄로스는 인체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아 혈당을 직접적으로 올리지 않는다. 당뇨 환자들도 비교적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아스파탐은 섭취 후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며, 이 중 페닐알라닌은 대사장애 질환인 ‘페닐케톤뇨증(PKU)’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그래서 아스파탐이 포함된 제품에는 ‘페닐알라닌이 함유되어 있음’이라는 경고 문구가 의무적으로 붙는다.
안전성 논란은 두 성분 모두 피해 가지 못했다. 슈크랄로스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발표되며 주목받았다. 일부 연구에서는 고용량 장기 섭취가 인슐린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스파탐은 2023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 가능성 물질(Group 2B)’로 분류하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다만 이는 ‘가능성이 있다’는 수준으로, 일상적인 섭취량에서는 인체에 유해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식품안전청(EFSA) 등 주요 기관은 여전히 정해진 ‘일일 허용섭취량(ADI)’ 이하에서는 안전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ADI 기준을 보면 슈크랄로스는 체중 1kg당 5mg, 아스파탐은 체중 1kg당 40mg이다. 성인 60kg 기준으로 환산하면 슈크랄로스는 하루 300mg, 아스파탐은 2400mg까지 섭취해도 무방하다는 의미다. 이를 실제 식품으로 바꾸면 슈크랄로스가 들어간 제로 칼로리 음료를 하루 수리터 마셔야 제한량에 도달하는 수준이다. 즉, 일반적인 소비 습관에서는 과량 섭취가 쉽지 않다.
소비자 선택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용도와 상황이다. 슈크랄로스는 요리나 제과처럼 열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단맛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 장시간 보관에도 안정적이어서 ‘제로 칼로리’ 가공식품 제조에 폭넓게 쓰인다. 아스파탐은 상대적으로 깔끔한 단맛을 제공하지만 열에는 취약하다. 따라서 음료, 아이스크림, 껌 등 냉장·냉동 디저트에 적합하다.
하지만 두 감미료 모두 ‘건강한 단맛’으로 과신하기는 어렵다.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장내 환경에 변화를 주거나, 단맛에 대한 뇌의 반응을 왜곡시켜 실제 식사 습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인공감미료에 장기간 노출되면 단맛에 대한 내성이 생겨 과일이나 곡물 고유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인공감미료는 설탕을 완전히 대체하는 ‘만능 해법’이 아니다. 체중 관리나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다. 음료와 간식 선택에서 습관적으로 ‘제로’ 제품만 찾기보다, 자연식품과 균형 잡힌 식단 속에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슈크랄로스와 아스파탐 모두 장점과 한계를 지닌 만큼, 소비자는 올바른 정보와 기준을 바탕으로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