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운 여름, 시원한 위스키 한 잔이 절로 생각나는 계절이다. 차가운 얼음과 함께 즐기는 위스키를 ‘온더락’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언더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어느 것이 올바른 표현인지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사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답은 ‘온더락’이다. ‘온더락’은 영어 표현 **’On the rocks’**에서 유래했다. 여기서 ‘rocks’는 바위, 돌멩이를 의미하는데, 과거 냉장시설이 없던 시절 위스키를 시원하게 마시기 위해 강이나 계곡의 돌멩이를 차갑게 식혀 잔에 넣어 마신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물론 얼음 자체를 돌멩이에 비유해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왜 ‘언더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졌을까. 이는 영문 표현인 ‘On the rocks’를 일본식 영어인 **’온도로쿠(オンドロク)’**로 발음하면서 ‘언더락’으로 와전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일본어 발음 특성상 ‘온’과 ‘언’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발생한 혼란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식 영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시기가 있었기에 이런 용어가 자리 잡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위스키 용어, 제대로 알고 즐겨야 더 깊은 풍미를 느낀다
위스키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스트레이트부터 니트, 하이볼, 그리고 오늘 이야기한 온더락까지 마시는 방식에 따라 위스키의 맛과 향이 확연히 달라진다. 위스키는 단순히 술이 아니라 문화이자 취향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관련 용어를 정확히 아는 것은 위스키를 더 깊이 이해하고 즐기는 데 필수적이다.
● 스트레이트 (Straight) 가장 기본적인 위스키 음용법이다. 아무것도 섞지 않고 위스키 원액만을 그대로 잔에 따라 마시는 방식이다. 보통 소주잔보다 작은 스트레이트 잔에 마신다. 위스키 본연의 맛과 향을 온전히 느끼고 싶을 때 적합하다.
● 니트 (Neat) 스트레이트와 비슷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스트레이트는 잔의 종류를 강조하는 반면, 니트는 첨가물이 없는 순수한 상태를 강조한다. 즉, 아무것도 넣지 않은 순수한 위스키를 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위스키의 복합적인 아로마와 풍미를 천천히 음미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 온더락 (On the rocks) 얼음이 담긴 잔에 위스키를 부어 마시는 방식이다. 얼음이 녹으면서 위스키의 도수를 낮춰 부드럽게 만들어주며 차가운 온도가 목 넘김을 한결 편안하게 해준다. 위스키의 강한 맛과 향이 부담스러운 사람이나 위스키 초보자가 즐기기에 좋다.
● 하이볼 (Highball) 얼음과 위스키, 그리고 탄산수나 토닉워터 등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는 방식이다. 청량감을 강조하며 도수도 낮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위스키 대중화를 이끄는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 미즈와리 (Mizuwari) 일본식 위스키 음용법으로 찬물과 위스키를 섞어 마시는 방식이다. 위스키의 향을 부드럽게 만들고 알코올 도수를 낮춰 편하게 마실 수 있다. 위스키와 물의 비율은 보통 1대 2 또는 1대 3으로 한다.
위스키를 더 맛있게 즐기는 팁: 온더락을 위한 ‘완벽한 얼음’
온더락으로 위스키를 마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얼음이다. 어떤 얼음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위스키의 맛이 크게 달라진다. 위스키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보통 크고 단단한 얼음을 선호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녹는 속도: 얼음이 클수록 표면적이 작아 녹는 속도가 느리다. 이는 위스키가 물에 의해 희석되는 속도를 늦춰 본연의 맛과 향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 물 맛: 얼음이 녹아 물이 될 때, 그 물의 맛이 위스키에 영향을 준다. 불순물이 없는 깨끗한 물로 얼린 얼음일수록 위스키 본연의 풍미를 해치지 않는다.
- 시각적 효과: 크고 투명한 얼음은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이는 위스키를 즐기는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최근에는 구형 얼음이나 다이아몬드 모양의 얼음 등 다양한 형태의 얼음이 등장했다. 이러한 얼음들은 단순히 심미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녹는 속도를 조절하여 위스키의 맛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결론적으로 온더락은 얼음과 위스키를 함께 즐기는 정확한 표현이다. 다음 위스키 한 잔을 즐길 때 ‘온더락’이라는 올바른 용어로 멋스럽게 주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