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속에서 애써 사온 채소가 시들어버렸을 때, 버리기 아깝고 먹기에도 망설여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간단한 방법만 알아도 시든 채소를 다시 살려서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찬물 되살리기 법
시금치, 상추, 깻잎처럼 잎채소는 수분 부족으로 쉽게 축 늘어진다. 이때 얼음이 동동 띄워진 찬물에 10~20분 정도 담가두면 세포가 다시 수분을 흡수해 탱탱한 상태로 되돌아간다. 특히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아주 소량 넣어주면 삼투압 효과로 더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뿌리·줄기 채소 살리기
당근, 무, 셀러리 같은 뿌리·줄기 채소는 수분 저장력이 좋아 비교적 오래 보관되지만, 겉이 쭈글쭈글해지기도 한다. 이 경우 물이 담긴 볼에 뿌리 쪽을 넣어두거나, 키친타올을 물에 적셔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신선도가 돌아온다.
양파·브로콜리·배추류 관리
양파는 껍질만 벗겨 시들었을 경우, 찬물에 5분 정도 담갔다 사용하면 아삭함이 살아난다. 브로콜리나 콜리플라워는 줄기 단면을 잘라내고 물에 세워두면 금세 싱싱해진다. 배추는 밑동에 칼집을 내고 물을 흡수시키면 잎이 다시 퍼지듯 살아난다.
보관법으로 예방하기
애초에 시듦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채소는 품종별로 적절한 보관법이 다르다.
- 잎채소: 키친타올에 싸서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
- 뿌리채소: 신문지에 감싸 시원한 곳에 두기
- 허브류: 꽃다발처럼 물컵에 꽂아 냉장 보관
특히 냉장고 온도는 1~4도 사이가 가장 적합하다.
영양 손실 여부
많은 소비자들이 “시든 채소는 영양소가 사라진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약간 시들었다고 해서 영양소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적절히 되살려 조리하면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색이 변하거나 곰팡이가 생긴 경우는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
버리는 대신 되살려 쓰는 지혜
시든 채소는 단순히 되살려서 생식만이 아니라, 국거리·볶음·스무디 등으로 활용해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 조금 물러진 오이는 오이냉국이나 피클로, 시든 상추는 된장국에 넣으면 전혀 티 나지 않는다.

시든 채소는 버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자. 찬물 되살리기, 물 흡수 요령, 올바른 보관법만 알아도 냉장고 속 채소를 신선하게 다시 즐길 수 있다. 작은 생활 지혜가 가정의 식비 절약과 음식물 쓰레기 감소에도 크게 기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