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시원한 한입이 간절해지는 계절이다. 매년 이맘때면 떠오르는 여름철 대표 간식이 있으니, 바로 팥빙수다. 최근엔 카페 못지않은 퀄리티의 빙수를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기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유빙수’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우유빙수의 핵심은 이름 그대로, 물 대신 우유를 얼려 사용하는 것이다. 만들기도 간단하다. 전날 미리 우유를 얼려 두기만 하면 된다. 일반 얼음보다 입자가 곱고, 혀에 닿는 감촉이 한결 부드럽다. 특히 전지방 우유나 유기농 우유를 사용하면 고소한 풍미가 배가된다. 일부는 우유에 연유나 설탕을 소량 섞어 더욱 달콤한 맛을 내기도 한다.
얼린 우유는 믹서에 곱게 간다. 이때 물을 섞지 않고 갈아야 맛이 진하다. 잘 갈아낸 우유 얼음은 뽀얀 눈처럼 고운 질감을 자랑한다. 그릇에 담아 시판 단팥을 얹으면 기본이 완성된다. 여기에 인절미 가루나 떡, 연유, 과일을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는 한 그릇이 된다.
특히 아이와 함께 만들면 여름방학을 더욱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여섯 살 딸아이와 함께 빙수를 만든 김지연(38) 씨는 “우유를 얼리고, 갈고, 토핑을 고르는 과정 모두 아이에게는 놀이가 된다”며 “집에서도 충분히 특별한 디저트를 만들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당도가 낮은 단팥을 선택하고, 과일은 제철 과일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수박, 참외, 바나나, 복숭아 등과의 궁합도 좋다. 또, 시리얼이나 견과류를 살짝 뿌리면 식감도 살릴 수 있다. 최근엔 우유빙수에 에스프레소 샷을 곁들인 ‘빙수 아포가토’ 스타일도 인기다.
카페의 비싼 빙수가 부담스러웠다면, 이제는 집에서 시도해보자. 한여름, 정성스레 갈아낸 우유 얼음 한 그릇이 주는 위로는 꽤 깊다. 부엌에서 시작된 작은 사치가, 무더위를 견디는 가장 부드러운 방법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