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도우가 왜 더 바삭할까?” — 피자 씬도우 vs 일반도우, 맛과 식감이 갈리는 결정적 차이

“씬도우가 왜 더 바삭할까?” — 피자 씬도우 vs 일반도우, 맛과 식감이 갈리는 결정적 차이

피자를 주문할 때 가장 먼저 마주치는 선택지가 있다. 씬도우로 갈지, 일반도우로 갈지다. 두 도우는 단순히 “얇다·두껍다”의 차원이 아니다. 밀가루 배합, 수분과 기름의 비율, 발효 방식, 성형과 굽기 온도, 토핑 운용까지 전 과정이 달라진다. 이 차이가 바삭함과 쫄깃함, 고소함과 부드러움이라는 상반된 결과로 연결된다. 현장에서 쓰이는 조리 원리와 주문 팁을 묶어 한 번에 정리한다.


1) 기본 정의부터 정리

● 씬도우(Thin/Thin & Crispy)
얇게 밀어 수분을 최대한 날리고 표면을 건조하게 만드는 스타일. 바닥은 단단하고 입에 닿는 순간 ‘사각’ 하고 부서지기 쉽다. 국내 외식 업장에서는 도우를 얇게 시트로 뽑고 도킹(표면에 작은 구멍을 내는 작업)으로 팽창을 억제해 평평하고 바삭한 식감을 만든다. 토핑은 가볍게, 소스는 얇게 깐다.

● 일반도우(Original/Hand Tossed)
손으로 벌려 가장자리에 공기층(코르니초네)을 형성한다. 수분과 발효로 만들어지는 내부 기포가 많아 씹을수록 탄력이 느껴진다. 토핑과 치즈를 넉넉히 올려도 구조가 버텨 준다.


2) 도우 배합의 차이 — 수분과 지방이 식감을 가른다

■ 수분
씬도우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분을 쓴다. 얇은 두께에서 수분이 빨리 증발해야 바삭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반도우는 중간 이상 수분을 유지해 글루텐이 충분히 형성되고 내부에 공기층이 만들어진다. 이 차이가 “얇고 단단함” 대 “두툼하고 폭신함”을 만든다.

■ 지방(오일)
씬도우는 표면에 기름막을 얇게 둘러 수분 손실을 돕고, 팬이나 데크와의 접촉에서 바닥을 더 바삭하게 만든다. 일반도우는 오일을 많게 쓰지 않아도 도우 자체의 수분과 발효 향이 살아난다. 오일을 많이 쓰면 부드러움은 올라가지만 탄력은 낮아진다.

■ 당과 소금
당은 굽는 동안 갈변과 향을 돕는다. 씬도우에서는 얇은 면적에 빠르게 색을 내는 데 유리하다. 소금은 글루텐 결을 조여 식감을 선명하게 만든다. 일반도우는 소금이 글루텐을 단단히 잡아 주어 ‘탄성→쫄깃함’으로 이어진다.


3) 발효와 숙성 — 풍미가 쌓이는 시간의 쓰임새

● 씬도우
짧은 발효 또는 1일 내외 냉장 숙성으로도 목적을 달성한다. 얇은 판에서 큰 기포를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탄력보다 건조와 평탄성이다.

● 일반도우
저온 장기 숙성(통상 하루 이상)을 거치면 유기산과 향이 축적되고 글루텐이 안정된다. 이 과정이 구웠을 때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 가장자리와 특유의 풍미를 만든다. 같은 밀가루라도 숙성 시간이 길면 씹을수록 맛이 길게 남는다.


4) 성형과 작업 — 시트 vs 핸드토스

■ 씬도우
밀대로 시트처럼 얇게 편 뒤 도킹 툴로 구멍을 낸다. 공기 주머니를 터뜨려 팽창을 막고 표면을 평평하게 유지한다. 필요하면 팬에 오일을 살짝 둘러 ‘하단 크런치’를 만든다.

■ 일반도우
중심을 얇게, 가장자리는 두께를 남기며 손으로 돌려 펼친다. 코르니초네에 공기를 가둔 채 오븐에 들어가면 가장자리가 풍선처럼 오른다. 전형적인 핸드토스 방식이다.


5) 토핑 운용 — 무게와 수분 관리가 핵심

● 씬도우
토핑은 가볍고 수분이 적어야 바닥이 처지지 않는다. 얇은 슬라이스 페퍼로니, 큐브 대신 잘게 다진 채소, 수분 낮춘 모차렐라(저수분 치즈) 조합이 안전하다. 소스는 얇게, 치즈는 넓게 뿌려 면적을 채우되 두께는 얇게 가져간다.

● 일반도우
두께가 받쳐 주기 때문에 토핑을 넉넉히 올려도 구조가 유지된다. 베이컨, 불고기류, 파프리카·양파처럼 수분이 있는 재료도 무난하다. 다만 수분이 많은 토핑은 미리 팬에서 수분을 날려 주면 바닥 눅눅함을 줄일 수 있다.


6) 굽기 로직 — 고온·단시간 vs 중고온·안정열

■ 씬도우
얇은 판을 고온에서 짧게 굽는다. 표면 수분이 급격히 날아가며 바닥이 단단하게 굳는다. 컨베이어형 오븐을 쓰는 매장이라면 벨트 속도를 빠르게, 상·하단 화력을 높여 ‘크런치 포인트’를 맞춘다.

■ 일반도우
중고온에서 충분한 시간으로 내부까지 열이 도달하게 한다. 가장자리의 공기층이 팽창하면서 껍질은 바삭, 속살은 촉촉해지는 이중 식감이 만들어진다. 데크 오븐이라면 돌판이 축적한 복사열이 바닥을, 상부 열원이 치즈를 마무리한다.


7) 최종 식감과 풍미 — 한입에 드러나는 차이

● 씬도우의 키워드: 바삭, 담백, 또렷한 토핑 존재감
얇은 구조 덕분에 토핑 맛이 곧장 입으로 들어온다. 한 판을 나눠 먹을 때도 가볍게 넘어간다. 맥주와 잘 맞고, 야식으로도 부담이 덜하다.

● 일반도우의 키워드: 쫄깃, 고소, 풍성한 빵향
코르니초네가 만들어 내는 탄력과 고소함이 매력이다. 한 끼 식사로 든든하며, 소스와 치즈를 넉넉히 써도 균형이 잡힌다.


8) 영양과 포만감 — 칼로리는 ‘도우+토핑’의 합

씬도우는 같은 지름에서 도우 무게가 적어 1조각 기준 칼로리가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치즈와 토핑이 짭짤하거나 지방이 많으면 총열량은 충분히 높다. 일반도우는 도우 자체의 탄수화물량과 오일·치즈가 만나 포만감이 오래간다. 다이어트 관점이라면 “씬도우+라이트 토핑” 혹은 “일반도우 소·중 사이즈로 양 조절”이 현실적이다.


9) 보관·재가열 팁 — 바삭함을 되살리는 방식

■ 냉장 보관
조각 사이에 종이포일 또는 유산지를 끼워 수분이 서로 번지지 않게 한다. 밀폐 용기에 공기를 최대한 빼고 넣는다.

■ 팬 재가열
중불 팬을 달군 뒤 마른 팬에 올려 바닥을 먼저 살린다. 2~3분 뒤 뚜껑을 1분 남짓 덮어 치즈를 녹인다. 씬도우는 이 방식이 가장 깔끔하다.

■ 오븐 재가열
예열한 오븐에서 짧게 돌리면 일반도우의 코르니초네가 다시 살아난다. 바닥 밑에 예열한 트레이를 한 장 더 깔아주면 하단이 눅눅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전자레인지는 빠르지만 수분이 한쪽으로 몰려 바닥이 질어진다. 급할 때만 최소 시간으로 사용한다.)


10) 이런 메뉴와 잘 맞는다 — 상황별 추천

● 맥주나 와인 안주, 가벼운 저녁 → 씬도우
얇은 크러스트가 기름기를 덜어 주고, 프레시 토핑의 향이 잘 살아난다. 루콜라·프로슈토, 마르게리타 같은 심플 구성이 빛난다.

● 한 끼 식사, 가족·지인과의 공유 → 일반도우
아이부터 어른까지 무난하게 즐긴다. 불고기, 콤비네이션, 미트러버처럼 토핑이 풍성한 메뉴가 안정적이다.


11) 주문·매장 활용 팁 — 한 끗이 결과를 바꾼다

■ 고객 입장
– 씬도우는 “소스·치즈 라이트, 토핑 얇게”를 요청하면 바닥 처짐이 줄어든다.
– 일반도우는 “가장자리 웰던”을 요청하면 겉바속촉이 또렷해진다.
– 배달 시간에 여유가 없다면 씬도우는 근거리, 일반도우는 포장·매장 식사에 유리하다.

■ 매장 운영 관점
– 씬도우는 굽는 시간이 짧아 회전율이 좋다. 대신 수분 관리가 핵심이라 토핑 전처리(수분 날리기)가 필수다.
– 일반도우는 저온 숙성 공간이 필요하지만 단골 만족도가 높고 객단가를 안정적으로 만든다.
– 같은 오븐이라도 덱 위치, 팬 재질, 오일 도포량으로 바닥 식감을 조정할 수 있다.


12) 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

■ 씬도우
– 얇고 건조 · 바삭
– 낮은 수분, 얕은 발효, 도킹으로 평탄화
– 가벼운 토핑과 고온 단시간 굽기
– 향은 담백, 토핑 존재감이 선명

■ 일반도우
– 두께감 · 쫄깃
– 중간 이상 수분, 장기 숙성으로 풍미 형성
– 토핑을 넉넉히 올려도 구조 안정
–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이중 식감

위로 스크롤